영장심사 포기, 법원 불출석
경기남부경찰청. 한국일보 자료사진
자신이 낳은 자녀 2명을 숨지게 한 뒤 자택 냉장고에 유기한 30대 여성이 23일 구속됐다.
수원지법 차진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영아 살해 혐의를 받는 A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이날 경찰을 통해 출석포기서를 제출하고, 영장심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찰 수사에서 이미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피해자인 아기 시신 2구가 발견된 만큼 구속 여부를 다투지 않고 법원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남편과 함께 12세 딸, 10세 아들, 8세 딸 등 3남매를 기르던 중 2018년 넷째 아이를 임신했다. 하지만 그해 11월 병원에서 출산한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목 졸라 숨지게 했다. 이듬해 출산한 다섯째 아이 역시 같은 방법으로 살해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워 살해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그의 범행은 감사원이 ‘출산 기록은 있으나 출생신고가 안 된' 영ㆍ유아 실태조사 결과를 지난달 25일 수원시에 전달하고, 수원시가 조사를 거부하는 그를 8일 경찰에 수사의뢰하면서 드러났다.
A씨 남편은 “두 아이를 모두 낙태했다는 아내 말을 믿었을 뿐, 살해 사실은 몰랐다”고 경찰에 말했다. 경찰은 남편 진술이 다른 객관적 사실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보는 등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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