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여 만에 국가대표 컴백
26일 막 올리는 아시아컵 출격
공황장애 딛고 밝은 모습 되찾아
"설렘과 잘하고 싶은 마음 교차"
"파리올림픽 첫걸음, 4강 이상 목표"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25·KB스타즈)가 1년여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무대에 출격한다.
박지수는 오는 26일 호주 시드니에서 막을 올리는 국제농구연맹(FIBA) 여자 아시아컵에 나선다. 지난해 7월 말 공황장애 진단을 받고 FIBA 농구월드컵 대표팀에서 하차했던 ‘국보 센터’의 복귀 무대다. 대표팀에 또래 친구가 많아 즐거운 분위기 속에 소집 훈련을 치러 표정은 많이 밝아졌다. 다만 긴 공백기로 인해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점은 살짝 우려했다.
결전지로 떠나기 전 22일 인천공항에서 만난 박지수는 “정말 오랜만에 국제대회를 나간다”며 “설레기도 하지만 가서 잘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 몸 상태에 대해선 “아직 100%가 아니라 조금 걱정되긴 하는데, 그건 핑계”라며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여자농구 최장신(196㎝) 박지수의 복귀는 천군만마다. 정선민 대표팀 감독은 “(박)지수의 체력 문제가 걱정되지만 막상 경기에 들어가면 전투력이 또 달라지니까 기대를 걸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박지수도 고개를 끄덕이며 “맞다. 뛰다 보면 내재된 전투력이 나온다. 나도 이걸 믿고 있다”고 웃었다.
박지수는 나름대로 큰 변화도 시도했다. 2016년 프로 데뷔 때부터 유니폼에 달고 뛰었던 등번호 19번을 떼고 새로운 출발의 의미로 행운의 숫자 7번을 달았다. 종전 19번은 학창시절 때 썼던 9번과 11번을 조합한 숫자였다. 이달 10~11일 라트비아와 원정 평가전에서 7번을 새기고 처음 코트를 누빈 박지수는 “예전부터 등번호를 바꿔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19번에 대한 애정이 워낙 컸다”며 “소속팀 언니(염윤아, 강이슬 등)들이 권유하길래 한번 도전해봤는데, 부모님도 그렇고 주변에서도 잘 어울린다는 반응이 많다. (숫자 의미대로 행운이 깃들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학생 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오랜 시간 자리를 지키는 사이 대표팀은 세대교체가 이뤄져 박지현(우리은행), 이소희(BNK) 등 후배 선수들도 많이 합류했다. 어느덧 중고참이 된 박지수는 “청소년 대표팀 시절 많이 봤던 선수들이 많아 다 친구처럼 지낸다. 후배들이 오히려 장난을 더 많이 걸어 힘들다”며 미소 지은 뒤 “생활적으로 편하니까 호흡도 빨리 맞는 것 같고, 코트 안에서도 의사소통이 쉽게 이뤄진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설명했다.
이번 아시아컵은 2024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 티켓 4장이 걸려 있어 중요하다. 총 8개팀이 A, B조로 4개팀씩 나뉘어 각 조 1위가 4강에 직행한다. 2위와 3위는 반대편 조 2, 3위와 엇갈려 4강 진출 결정전을 벌인다. 세계랭킹 12위인 대표팀은 A조에 중국(2위)과 뉴질랜드(29위), 레바논(44위)과 묶였다. 4강을 넘어 가급적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야 파리올림픽 최종 예선 조 편성 때 유리한 자리를 꿰찰 수 있다.
박지수는 “라트비아와 평가전 결과가 좋지 않아 우려의 시선을 우리도 잘 안다”면서 “부담감이 없지 않은데, 한국 여자농구는 항상 어려운 상황이라고 얘기가 나오는 순간마다 잘했다. 동료들을 믿고, 내 자신을 믿고 한국 여자농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컵을 넘어 파리올림픽까지 겨냥했다. 박지수는 “2020 도쿄올림픽 때 코로나19 때문에 힘들고 제대로 즐기지 못했지만 16년 만에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는 자체가 좋았다”며 “파리올림픽까지 가는 길은 더 힘들 것 같기 때문에 우리 실력으로 좋은 시드를 받아야 한다. 올림픽을 위한 첫걸음이라 생각하고 아시아컵 목표를 4강 그 이상으로 잡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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