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들어 '세 번째 국빈방문' 국가
'반러 진영' 포섭 위한 안보 협력 강화 전망
'중 고립' 공통분모, 경제 협력 '윈윈'도 추진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0일(현지시간) 미국 국빈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인도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프랑스·한국에 이은 세 번째 국빈방문국이 됐다. 2014년 집권한 모디 총리는 그동안 미국을 다섯 차례 찾았으나, 국빈 초청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의 '인도 챙기기'는 중국·러시아와의 대결 구도에서 인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진 데에서 비롯됐다. 러시아의 오랜 우방인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코너에 몰린 러시아를 지원하는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다. 동시에 미국의 '중국 고립 정책' 성공을 위한 '핵심 협력국'이기도 하다. 미국에 있어 인도는 안보·경제 영역 모두에서 최우선 순위에 있는 나라인 셈이다.
미국의 당근 "전투기 엔진 생산·드론 판매 진행하자"
모디 총리의 이번 방미는 우선 양국 간 안보 협력 강화에 방점이 찍혀 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제너럴일렉트릭(GE)과 인도 힌두스탄에어로노틱스가 인도의 첨단 경전투기 엔진 제조 공장을 인도에 건설하고, 미 방위산업체 제너럴어타믹스의 프레데터 무인기(드론)를 인도에 판매하는 협상을 양국이 이번에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1970년대 핵개발 문제 등으로 갈라섰던 두 나라가 핵심 무기 산업 협력을 재개한 것이다.
이런 변화는 러시아의 대(對)인도 영향력을 줄이려는 미국의 전략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에 대한 인도의 불안감 확산이 중첩되면서 현실화했다. 미국은 인도를 '반러시아' 서방 세력에 포섭하려 하고, 인도는 러시아를 대신할 안정적 무기 공급처를 찾고 있다. '안보 협력'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는 셈이다.
실제로 세계 최대 무기 수입국인 인도는 현재 85%에 달하는 러시아산 무기 비중을 점진적으로 줄이고 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는 "인도가 2018~2022년 러시아 무기 수입 비중을 45%까지 낮췄다"고 파악했다. 미 국방부 고위 관료들도 WP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인도의 러시아산 무기 의존도 감소 추세가 강해졌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 만나자"... 테슬라·애플·MS·구글 총출동
미국의 대중국 포위·고립 정책에서도 인도는 핵심이다. 이미 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4개국 안보 협의체)의 일원으로, 중국 관련 안보 이슈에선 미국과 보조를 맞추고 있다. 또, 바이든 행정부의 '중국 고립 전략'에 동조하는 미국 기업의 새 공장 건설 유력 후보지도 인도다.
모디 총리 역시 출국 직전 성명에서 "양국 간 무역·투자 관계를 개선하고 탄력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해 (미국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20일 뉴욕에 도착한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와 만나 테슬라 인도 공장 설립 계획의 비공개 브리핑을 받았다. 테슬라는 연간 2,000만 대 판매 목표 달성을 위해 새 공장 후보지를 물색하고 있다.
다른 미국 기업 CEO들도 모디 총리 면담을 위해 줄을 섰다. CNBC방송은 "(탈중국을 꾀하는) 애플의 팀 쿡,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사티아 나델라 등 빅테크 CEO들이 22일 모디 총리를 위한 백악관 국빈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모디 총리는 23일에도 미 정보기술(IT) 업계 CEO들을 만나 '탈중국 및 사업 지역 다각화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가장 주목되는 건 역시 22일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다. 지난해 11월 인도 발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장에서 마지막으로 만났던 두 정상은 당시 "경제와 안보 영역에서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한다"고 합의했다. 이번에 좀 더 구체적인 합의나 공동성명이 발표될 경우, 국제 정세에도 변화를 미칠 수밖에 없다. 모디 총리는 정상회담 후 미 상하원 합동연설도 소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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