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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수출·고용 다 고꾸라지는 중국 경제..."최악은 아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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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수출·고용 다 고꾸라지는 중국 경제..."최악은 아직"

입력
2023.06.22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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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코로나 철폐 따른 경제회복 계획 이미 실패"
1분기 반짝 반등한 경제 지표, 2분기 급격히 후퇴
청년실업률 20%대 찍었지만 "최악 아니다"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교차로를 건너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소매 판매 지수와 기타 활동이 예상보다 저조해 소비와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회복이 압박받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AP/뉴시스

16일 중국 베이징에서 출근길 시민들이 교차로를 건너고 있다. 중국 당국은 지난 4월 소매 판매 지수와 기타 활동이 예상보다 저조해 소비와 수출 부진으로 이어지면서 경제 회복이 압박받고 있다고 밝혔다. 베이징=AP/뉴시스

지난해 말 제로코로나 정책 철회 이후 중국 경제가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무너졌다. 사실상 더블딥(경기 반등 뒤 다시 침체하는 현상)을 향하고 있다. 중국 경제를 부양했던 수출과 부동산이 맥을 못 추고 있고 청년실업률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제로코로나를 시행한 3년간 누적된 부채로 대규모 경기 부양마저 쉽지 않다.

중국 전문가인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의 제임스 팔머 부편집장은 20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 회복 계획은 이미 실패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2분기에 안정적 경기 회복을 기대했지만 각종 경제 지표는 더블딥을 가리킨다는 것이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제로코로나 철폐 직후인 올해 1분기 중국 경제는 예상보다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4월 이후 소매, 투자, 부동산 모두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더블딥으로 간주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도 수출도 돌파구 안 보여..."사실상 더블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네이멍구 자치구 바옌나오얼의 현대식 농업 시범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바옌나오얼=신화 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네이멍구 자치구 바옌나오얼의 현대식 농업 시범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바옌나오얼=신화 뉴시스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시장 전망치(3.8~4.0%)를 뛰어넘은 4.5%였다. 제로코로나 기간 억제됐던 소비가 폭발한 덕이었다. 하지만 여기까지였다. 소비 심리는 부동산 시장에 도달하지 못한 채 다시 주춤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1~5월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은 -7.2%에 그쳤다. 1~4월 증가율(-6.2%)보다 하락세가 커졌다. 지난해 12월(누적) -10%로 최저치를 찍은 뒤 올해 2월 -5.7%로 잠시 회복했다가 다시 가라앉은 것이다. 신규 주택 건설은 5월 현재 지난해 동기 대비 23% 급감했다.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30%로 추정된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지 못하면 경기 반등 또한 쉽지 않다는 의미다. 중국 경제 전문매체 차이신은 "대형 부동산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폐지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가 최악이었던 제로코로나 시절로 돌아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출도 돌파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수출 증가율은 전년 동기보다 7.5% 감소했다. 같은 달 무역 흑자액은 658억1,000만 달러(약 85조6,8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6.1% 하락했다. 지난 3월 전년 대비 14.8%의 증가율을 기록했던 회복세가 두 달도 못 가 고꾸라진 것이다.

찔끔 금리 인하에 실망...대규모 경기 부양도 어려운 선택

2021년 6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에서 학부생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2021년 6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 있는 화중사범대학에서 학부생 졸업식이 열리고 있다. 우한=AFP 연합뉴스

일시적 경기 둔화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우려는 청년실업률에서 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청년실업률(16~24세)은 20.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4월엔 20.4%였다. 루펑 베이징대 거시경제연구소장은 경제관찰보에 "중국은 1978년 개혁개방 이후 네 번의 고용 위기를 겪었는데 지금은 과거보다 더 사정이 나쁘다"며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경제 회복 부진이 고용 압박을 가중시키는 현 상황을 고려하면 "고용 균형 상태로 돌아가기까지는 적어도 2, 3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다.

중국 정부도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만에 전격 인하했다. 1년 만기는 3.65%에서 3.55%로, 3년 만기는 4.3%에서 4.2%로 각각 0.1%포인트씩 낮췄다. 하지만 시장 전망치(0.15%포인트)에 미치지 못한 인하 폭으로 시장 반응은 미지근하다. 미국 투자회사 인베스코의 시장 분석가 데이비드 차오는 로이터통신에 "가계와 기업들은 부채 상환이 더 급한 상황이어서 금리 인하도 큰 효과를 내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채 발행 등 추가 경기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기대는 크지 않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제로코로나 기간 이미 누적된 부채로 각 지방 정부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다"며 "추가 부양책은 중국에 어려운 선택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중국 지방 정부 부채 총액 추정치는 66조 위안(약 1경1,790조 원)으로, 2018년(약 35조 위안)의 2배 수준에 달했다.

중국이 올 초 내세운 경제성장률 목표는 '5.5% 안팎'이다. 당시엔 "보수적인 목표치"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현재로선 이마저도 달성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노무라증권과 JP모건은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기존 5.5%에서 5.1%로, 5.9%에서 5.5%로 각각 낮췄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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