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안포리 이익공유형 태양광 발전사업
전체 주민 중 반대 4명에 '5년째 제자리'
100% 동의 요건 완화 요구에 시의원 '딴소리'
단체방에 "갑 지역구가 간섭" 공유
"시민 전체 입장 고려한 것" 해명
전남 여수시 한 기초의원이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 숙원 사업 해결에 도움을 주기는 커녕 어깃장을 놓으면서 그 배경을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해당 의원은 "천혜의 자연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주민들은 "여수시 갑·을 국회의원 지역구 경쟁에 애꿎은 주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결국 최근 현안마다 불협화음을 내는 김회재(여수시 을)·주철현(여수시 갑) 국회의원의 첨예한 갈등이 시의회로까지 옮겨 붙는 모양새다.
21일 여수시 안포어촌계 등에 따르면 여수시 화양면 안포리 주민들은 지난 2018년부터 이익공유형 태양광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안포리는 본래 맨손 어업과 새우인 대하 잡이 등으로 유명했지만, 1993년 당시 1㎞ 인근에 화양농공단지가 들어선 이후 어족자원 고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2004년에 농공단지 부근 논에서 수확을 앞둔 벼들이 말라죽었고, 2006년에는 바지락 대량 폐사 사태가 발생했다. 이어 2021년에도 숭어 2만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등 악재가 잇따랐다. 전남해양수산과학원 여수지원이 어족 자원 회복을 위해 안포리 앞바다에 새조개 종자 10만 마리를 살포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자, 주민들은 태양광 발전 사업에 나섰다.
안포리 주민들은 공유수면 권한 포기에 대한 연명부를 작성, 2018년부터 20MW급 수상 태양광발전을 추진 중이다. 총 사업비 500억 원 가운데 10억 원을 주민들이 출자하는 이익공유형이다. 이를 통해 연간 3~5억 원의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사업과 관련 환경영향평가 등 관련 절차를 모두 통과했음에도 불구, 전체 주민 101명 가운데 4명이 반대하면서 사업 추진이 5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다. 이는 에너지 관련 사업인 주민 100% 동의가 필요하다는 '여수시 도시계획 조례'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 에너지 관련 사업에 대한 주민 동의 요건을 90%로 완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조례안 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화양면이 지역구인 박영평 시의원의 반대로 무산 위기를 맞고 있다. 박 위원은 자신이 위원장으로 있는 해양도시건설위원회에서 해당 조례안 심의 과정에서 "안포리 일대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을 뿐 아니라 관광개발 가능성이 높아 태양광 설치는 절대 불가하다"며 자신의 지역구 주민들 숙원사업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결국 찬반 논쟁 끝에 조례 개정은 반대 5명, 찬성 3명으로 부결됐다.
이에 안포리 주민들은 20일 여수시의회에서 집회를 열고 "지역구 시의원이 주민들이 수차례 요구한 면담을 무시한 것에 이어 환경에 유해하다는 근거 없는 이유로 주민들 숙원사업 추진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며 "간절한 생존권 보장 요청을 무시한 박 의원은 주민 앞에 사죄하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이 반대 입장에 대해 일각에선 여수시 갑·을 지역구 경쟁을 배경으로 지목한다. 해당 조례 개정안 발의자가 여수시 갑 지역구인 김철민 시의원이기 때문이다. 여수시 갑·을 지역구 통합이 기정 사실화된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현안마다 사사건건 대립하는 김회재·주철현 국회의원 간 힘겨루기의 연장선이라는 주장이다. 실제 박 의원은 조례 부결 직후 "왜 생뚱맞게 타 지역구 일에 간섭하느냐"는 내용을 담은 지역신문 기사를 김회재 국회의원 등이 포함된 더불어민주당 여수시 을 지역위원회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박 의원은 "청정 바다를 지키기 위한 대승적 이유로 여수시민 전체 입장을 고려해 반대했다"며 "주민들의 의견수렴을 무시했다는 것은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단체 대화방 공유와 관련해선 "화양면 문제임에도 (지역구 의원인 자신을) 배제하고 조례를 발의한 것에 대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
김철민 시의원은 "4월 주민 간담회 자리에 박 의원이 함께 참여했고, 조례 발의 당시에서도 박 의원의 참여를 요청했지만 본인이 거절한 것으로 배제했다는 것이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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