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5일 LG아트센터 서울 '백조의 호수'
프랑스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 작품
프렐조카주 무용단 2019년 이후 4년 만에 내한
언어 없이 몸짓으로 소통하는 무용은 그 자체로 만국공통어인 만큼 사회 문제에 주목하고 질문을 던지기에 적합한 예술 장르 중 하나다. 40년간 50편 넘는 작품을 안무한 프랑스 현대 무용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66)는 신체적 소통을 통해 사회 문제에 대한 근원적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데 최적화된 안무가다. 프렐조카주가 4년 만에 내한해 22~25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선보이는 '백조의 호수'는 세계적 화두인 환경 파괴 문제를 다룬다. 악마 로트바르트의 저주로 낮에는 백조로,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지그프리트 왕자의 사랑을 그린 고전발레 원작을 호수 앞에 거대한 공장을 세우려는 자본가와 환경 파괴로 희생되는 백조의 이야기로 각색했다.
프렐조카주는 인류의 절박한 주제인 환경 파괴를 여전히 자신과 무관한 문제로 여기는 관객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워 주고 싶은 생각이다. 그는 최근 서면 인터뷰에서 "딸들을 둔 아버지로서 나는 다음 세대와 그 이후 세대가 어떤 경험을 하게 될지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진다"며 "최근 50년 사이에 800종의 동물이 사라진 이 세상에서 후세대들이 과연 '백조’란 무엇인지 알 수 있을지조차 의문"이라고 말했다.
'백조의 호수'는 프렐조카주가 2018년 원작 안무가 마리우스 프티파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갈라 공연의 일부로 작은 발레 작품 '고스트'를 만든 데서 출발했다. 이 작품을 토대로 현대적 음악을 추가하고 무대 세트 없이 영상과 조명만으로 호숫가, 공장, 파티장 등을 구현한 새로운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완성했다. 그는 "안무가로서 이런 기념비적 작품에 도전하는 것은 두려운 일이지만 스스로를 각성시키는 이 같은 스트레스를 즐긴다"며 "차이콥스키의 상징적 음악은 유지하되 동시대 사회 문제와 연결시키고 싶었다"고 말했다.
유도를 배우다 러시아의 전설적 발레리노 루돌프 누레예프(1938~1993)의 사진에 매혹돼 발레를 익히게 된 그는 1985년 자신의 무용단 프렐조카주 컴퍼니를 창설해 본격적인 안무가의 길을 걸어 왔다. 국내에서는 1996년 '퍼레이드', '장미의 정령', '결혼식' 등 세 편을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수차례 내한 무대를 가졌다. 가장 최근에는 2019년 LG아트센터에서 '프레스코화'를 공연했다. "서울에서 공연하게 돼 기쁩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에 퍼진 한국 문화, 특히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같은 그룹들로 대표되는 K팝에서 춤은 핵심적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의 춤이 만들어내는 화제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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