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군·가섭사, 24일 가섭사 경내서
염계달 기리는 국제 판소리축제 개최
가섭사는 선생이 10년간 독공한 성지
인간문화재, 외국인 소리꾼 총 출동
추모서적 출간, 부탄과 국제 교류도
"음성을 세계적 판소리 고장으로"
조선 후기 판소리 명창인 염계달(생몰 미상)선생을 기리는 축제가 그가 득음한 곳으로 알려진 충북 음성에서 열린다.
음성군과 음성 가섭사는 오는 24일 가섭사 경내에서 ‘2023 음성 국제 판소리 축제’를 개최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행사는 가섭사에서 독공(판소리 가객들이 득음하기 위해 토굴이나 폭포 앞에서 하는 발성 연습)한 염계달 선생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선생은 판소리 성음 표준을 만들어 ‘판소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인물이다. 판소리 3대 유파(중고제·서편제·동편제)중 하나인 중고제의 시조로도 꼽힌다. 타고난 노래 천재였던 그는 재기발랄하고 호탕함이 느껴지는 독창적인 창법을 개척했다. 기록에는 충북 음성에 있는 절에 들어가 10여년간 수련한 뒤 이름을 떨쳤으며, 헌종 때 어전에서 판소리를 해 동지 벼슬을 받았다고 전한다.
이를 바탕으로, 음성군과 가섭사는 선생을 추모하는 행사를 국제 판소리 축제로 준비했다. 염계달 판소리의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고, 판소리 대중화·세계화를 꾀하자는 취지다.
이날 무대에는 우리나라 최고의 판소리 국창과 명창이 모인다. 국가무형문화재 전인삼(전남대 국악과 교수)·채수정(세계판소리협회 이사장)명창 등이 선생이 창안한 추천목, 경드름 등 ‘염계달 창법’을 들려준다.
국제 행사답게, 외국인 소리꾼들도 참가해 판소리 주요 대목을 소리한다. 카메룬 출신의 프랑스 국적 소리꾼으로 2018년 엘리제궁 한·불 대통령 만찬 공연을 한 마포 로르가 흥보가 중 ‘박타는 대목’을 선사한다. 아르메니아 출신인 헤본디얀 크리스티나(전남대 국문과 박사과정)는 춘향가 중 ‘어사, 장모 상봉’편을 열창할 예정이다. 조동언 판소리 명창은 엄계달 선생을 모시는 소리판인 ‘오소서, 오소서, 그리고 가소서’란 민요 무대를 꾸민다.
판소리 장단과 공연 연주 장단은 이승엽 대구시립국악단 단원이 맡는다.
이날 축제에서는 음성 가섭사와 부탄왕국이 국제 교류를 위한 MOU(업무양해각서)를 체결한다. 김한영 주한부탄왕국명예총영사관은 부탄 탱화를 가섭사에 기증하고, 가섭사 주지 상인 스님은 김 영사관에게 한국 탱화를 전달한다. 양측은 MOU를 계기로 판소리를 비롯한 전통가무악 공연, 연구, 출판 등 다양한 문화교류를 이어갈 참이다.
이번 축제에 맞춰 염계달 명창 추모 서적도 출간된다. ‘중고제·호걸제 판소리 시조 염계달 명창과 수궁가’(가섭사·국악음반박물관 편, 그래서음악 발행)란 명칭의 서적은 노재명 국악음반박물관장이 집필했다.
축제 추진단장인 상인 스님은 “판소리가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지 20년되는 올해 판소리 시조나 다름없는 염계달 명창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려 의미가 깊다”며 “음성을 세계적 인 판소리 고장으로 만드는 데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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