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23개 시·군 단체장들
문경 영순 혁신농업타운 들녘서
소득증대 마중물 '희망의 콩' 파종
지주들은 영농법인에 땅 내 놓고
일당 받고 일하며 연말에 배당금
마을 총생산 4배, 농가소득 2배로
농업소득 2배… 경북농업대전환 성공을 위한 희망의 씨앗이 문경시 영순면 들녘에 뿌려졌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경북 23개 시ᆞ군 단체장, 농업인단체 대표 등은 19일 오전 경북 문경시 영순면 율곡리 혁신농업타운에서 희망의 콩을 파종했다. 이날 파종한 콩은 간장 된장 등 장류용 콩으로, 23개 시ᆞ군에서 현지에서 주로 많이 심는 품종을 가져왔다.
문경 영순들녘은 경북도가 ‘경북농업대전환’ 일환으로 추진 중인 혁신농업타운 중 하나다. 경북도는 지난해 공모를 통해 구미 예천 문경 3곳을 ‘디지털 혁신농업타운’으로 지정했다.
혁신농업타운은 마을 전체를 하나의 영농조합법인으로 구성해 최신 농법으로 이모작 중심의 농사를 지어 생산성과 농가소득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다.
요즘 우리 농촌은 이농과 저출산 고령화로 일손이 크게 부족,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없으면 농사가 불가능할 지경으로 내몰리고 있다. 반복되는 쌀값 파동도 기계화한 벼재배는 단위면적당 소득은 적어도 일손이 적게 들기 때문이다. 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농업에 첨단과학 접목 △기계화를 위한 규모화를 골자로 하는 경북농업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나섰다.
경북도의 혁신농업타운 프로젝트도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문경 영순들녘은 지난해 선정된 공동영농형 혁신농업타운이다. 늘봄영농조합법인중심으로 80농가가 110㏊의 농경지를 공동경작하는, 협동농장과 비슷한 형태다.
땅 주인은 법인에 땅을 제공하고, 연말에 3.3㎡당 3,000원을 기본으로 배당한다. 농사일을 하게 되면 배당금과 별도로 9만~30만 원의 일당을 받는다. 경비를 제한 수익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추가 배당도 한다.
일당은 물론 배당도 하기 위해 하절기에는 콩을 심고, 동절기에는 양파와 감자를 키우는 2모작을 도입했다. 공동영농에 필요한 선별장과 보관창고 등 시설을 확충하고, 트랙터는 물론 휴립복토기(畦立覆土機, 두둑을 만들고 파종한 뒤 흙까지 자동으로 덮는 기계) 등 최신 농기계를 투입한다.
이는 이농과 저출산, 고령화로 예전처럼 힘든 농사일을 제대로 할 일손이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성 향상을 통한 농가소득증대를 위한 최적의 모델이라는 평가다. 또 소비감소로 폭락을 반복하는 쌀값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경북도는 이를 통해 이 마을 전체 농업소득이 연간 13억 원에
불과하던 것을 45억 원으로 4배, 개별 농가소득은 2배로 늘 것으로 전망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밭작물을 중심으로 공동 경영하는 지역은 국내에 많지만, 법인이 책임경영하고 수익을 확정해 배당하는 경우는 이곳이 첫 사례”라며 “개별농가 단위로는 2모작이 어렵지만 공동으로 하면 기계화가 가능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 생산성과 소득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며 경북도 전체로 확산 방침을 밝혔다.
이날 파종식에 이어 농업대전환 상생협력을 위한 경북도-CJ프레시웨이-23개 시ᆞ군 간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국내 식자재 유통업계 1위인 CJ프레시웨이는 경북에서 생산한 농작물을 자체 유통망을 통해 우선적으로 매입해주기로 해 농민들의 판로 확보를 위한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청년들이 농촌에서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첨단과학을 기반으로 한 기계화와 규모화가 필수”라며 “CJ프레시웨이가 우군으로 같이 하게 돼 든든하며, 오늘 함께 뿌린 우리 콩의 기를 받아 경북이 선도하는 지방시대! 특히 농업대전환이 성공적인 열매를 맺어 도민들이 더 행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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