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정권 민생·경제·정치·외교·안전 포기"
시행령 정치·거부권에 입법부 작동 못 해
압색, 구속기소, 정쟁 몰두 '압구정 정권'
"민주당도 국민 눈높이 맞춰 바꾸겠다"
與 "적반하장도 유분수… 몰염치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윤석열 정권을 향해 "민생, 경제, 정치, 외교, 안전을 포기한 ‘5포 정권’, 국민 포기 정권"이라고 한껏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잇단 도덕성 논란으로 당 혁신위원회 가동을 앞둔 민주당에 대해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필요한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연설에 "내로남불의 교과서가 될 것"이라며 혹평했다.
"정치 포기한 정부… 압색·구속·정쟁, 압구정 정권"
이 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눈 떠보니 후진국'이라는 말이 유행을 하게 됐다"며 "정치는 통치와 지배로 대체됐고, 국가는 국민을 각자도생으로 내몰고 있다"고 정부를 직격했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정치를 포기했다"며 6·10 민주항쟁 기념식, 4·3 희생자 추념식에 정부가 불참한 사실을 언급했다. 또 "지난 1년 대통령은 야당과 한 번도 만나지 않았다"며 "대통령의 시행령 정치와 거부권에 막혀 입법부는 제대로 작동할 수 없었고, 대법관 임명 과정에서 대법원의 독립성은 훼손됐다"고 비판했다.
검찰과 감사원을 향해서는 "헌법가치를 수호하고 국민 인권을 보호해야 할 검찰은 '우리' 대통령을 지킨다며 국민을 향해 쉼 없이 칼을 휘두른다. 완장 찬 감사원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권익위와 선관위를 무릎 꿇리려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압수수색, 구속기소, 정쟁에만 몰두하는 윤석열 정권을 두고 '압·구·정' 정권이라는 비난이 결코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며 "윤석열 정권은 마치 오늘만 사는 것처럼 무소불위 권력을 휘두르며 민주주의를 질식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에 일방적 양보, 후쿠시마 오염수로 채우려"
이 대표는 제3자 변제 방식의 강제동원 문제 해법과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서도 "정부가 일방적 양보만을 담아 내준 물 컵을, 일본은 후쿠시마 오염수로 채우려 한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언급하면서 "우리도 한미동맹과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으로 중국과의 공급망 협력 체계를 꼼꼼하게 다시 챙겨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민생과 관련해서는 1분기 기준 1,854조 원까지 불어난 가계부채 문제, 경제와 관련해서는 경제성장률 하향 조정, 15개월째 이어진 무역수지 적자, 세수 감소를 각각 언급했다. 그러면서 지역화폐 등 35조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국민 안전과 관련해 "국민 안전의 무한책임자인 집권여당은 이태원 참사 특별법마저 반대하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국민의 불안과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며 사법조치 하겠다고 위협한다"고도 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모든 것 바꾸겠다" 혁신 예고
이 대표는 민주당에 대해서도 "국민 여러분께서 정권의 무도한 실정 앞에서도 선뜻 민주당에 마음을 주지 못하는 것을 아프게 자성한다"며 "1년 만에 국민이 정권을 포기했지만 민주당이 그 분노와 실망을 희망과 기대로 바꾸지 못하고 있다"고 자성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필요한 모든 것을 바꾸겠다"며 "국민께서 '민주당이 달라졌다' 느낄 때까지 변화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혁신 방향을 둘러싼 당내 이견이 불거지는 가운데 이 대표가 '국민의 눈높이'에 보다 방점을 찍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더 이상 윤석열 정권과 경쟁하지 않고 어제의 민주당과 경쟁하겠다"며 "더 이상 국민의힘과 비교하지 않고 민심만을 기준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역행의 민주당, 적방하장도 유분수"
국민의힘은 반발했다. 김기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연설에 대해 "'대전환의 시대, 퇴행을 거슬러 내일을 창조하자'는 제목이었지만 내용은 '역행의 민주당, 진보를 거슬러 퇴행을 자초하자'로 읽혔다"며 "무너진 도덕에 대한 반성, 괴담 정치를 반복하는 것에 대한 자성은커녕 도리어 잘했다고 우기는 내용 일색"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탈원전, 소주성, 부동산 폭등, 전월세 대란, 일자리 증발 등 참담한 결과를 만든 장본인이 민주당 정권"이라며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어떻게 이렇게 몰염치하게 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돈봉투 사건으로 '민주주의를', 김남국 코인으로 '도덕성'을, 굴종 외교로 '대한민국의 자존심'을, 온갖 성비위로 '성인지 감수성'을, 불체포 방탄으로 '민심'을 포기한 '5포 민주당'이 무슨 자격으로 윤 정부를 향해 '5포 정권'이라 비판하느냐"고 꼬집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광우병 시즌2' 후쿠시마 괴담에 앞장서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어민의 생계를 볼모로 잡는 것이 정치인, 그것도 제1야당의 대표가 취할 행동인지 의문"이라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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