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국회 교육위 의원 CBS 라디오 인터뷰
교육부 국장 대기발령, 수능출제기관 감사
"사교육 문제 풀기 더 어렵다"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발언이 현장의 교사들까지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 질적으로 발전... 융합지식, 통섭 가르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대통령의 수능 관련 발언에 대해 “'이건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지문들이잖아' 이렇게 하면 (교육 현장은) 더 혼란스럽다”며 “지금 교육은 윤석열 대통령이 학교 다니던 시절보다 상당히 질적으로 발전해 있고 융합지식, 통섭을 가르치는 정도까지 발전돼 있는데 엉뚱한 얘기를 던지는 것처럼 선생님들은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예를 들어 교과서 내에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실려 있다면 시에 대한 이해, 감상, 사유, 상상이 가능하게 가르쳐야 한다”며 “시 자체를 이해해서 김소월의 '진달래꽃’이 나오든 ‘산유화’가 나오든 ‘초혼’이 나오든 충분히 풀 수 있게 그렇게 국어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학에서 국어교육학을 전공한 도 의원은 교사 출신으로, 시인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문제는 수능 출제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특히 "과도한 배경지식을 요구하거나 대학 전공 수준의 비문학 문항 등 공교육 교과과정에서 다루지 않는 부분의 문제를 수능에서 다루면 무조건 사교육에 의존하라는 것"이라며 국어 영역을 거론해 국어에서 고난도 ‘킬러 문항’이 배제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수능은 과거 암기 중심의 학력고사와 달리 창의력과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인데, 이 같은 융합형 문제를 없애면 과거 교육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공무원 징계, 감사...일하지 말란 얘기"
도 의원은 또 교육부 공무원 대기발령과 수능 문제를 출제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대한 감사로 공무원들이 제 역할을 하기 힘들게 됐다고 우려했다. 그는 "(교육은) 선생님들의 전문성을 인정해 주면서 맡겨야 된다”며 “이렇게 교과서 내라든가 교육과정 내라든가 이런 얘기를 비전문가들이 툭툭 던지고 해명의 해명이 이어지면서 (교육부) 국장 징계로 이어지고 또 교육과정평가원 감사로 이어지면 공무원들 일하지 말라는 얘기"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장까지 징계를 해버리면 교육부 공무원들은 꼼짝 못 하게 된다"며 "'문제가 어려워졌다, 이 국장이 책임져라'하면 (사교육) 문제 풀기 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지난 16일 교육부에서 대입 업무를 담당하던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대기발령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지난 3월부터 수능이 공교육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돼 사교육 없이도 공정하게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는 (대통령) 지시가 있었다”며 “이 지시가 처음으로 반영된 6월 수능 모의평가를 분석한 결과 담당 국의 노력이 미진했다는 판단이 있어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입장이다. 교육계에 따르면 본 수능도 아닌 6월 모의평가의 출제 기조를 이유로 담당 국장을 경질한 것은 처음이다.
국회 교육위 야당 간사인 김영호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대기발령 조치된 국장이) 문재인 정부 때 유은혜 장관의 비서실장이라는 얘기가 있다”며 “만약에 윤석열 정부가 지난 정부 인사였기 때문에 이런 조치했다라고 하면 진짜 큰 문제다. 교육위 전체회의를 열어서 지난 정부에 대한 보복성 조치인지를 한 번 따져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반면 교육위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같은 방송에 나와 “대통령의 지시 사항이 오랜 시간이 지났는데도 제대로 이행이 안 되고 있다면 충분히 경고하고 문책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영호 의원은 "(대기발령 조치된 국장이) 부임한 지 6개월도 안 된 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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