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지원이 3타차 열세를 뒤집는 대역전극을 펼치며 통산 2승에 성공했다. 특히 2승을 모두 메이저 대회에서만 거두면서 새로운 ‘메이저 퀸’으로 부상했다.
홍지원은 18일 충북 음성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DB그룹 제37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14억 원, 우승상금 3억 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 공동 1위에 오른 뒤 마다솜, 김민별과 함께 2차까지 가는 연장 끝에 우승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8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인 한화클래식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던 홍지원은 10개월 만에 다시 한번 메이저 트로피를 품었다.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였던 마다솜에 3타 뒤진 3위로 최종라운드를 시작한 홍지원은 이날 챔피언조에서 유일하게 '언더파'를 적었다. 홍지원은 2번홀(파4) 더블보기와 3번홀(파3) 보기를 범하는 등 전반 9번홀까지 2타를 잃고 선두 경쟁에서 밀려나는 듯했다. 이후 10번홀(파5)부터 12번홀(파4)까지 3연속 버디를 잡으며 순위를 차츰 끌어올렸지만 마다솜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마다솜의 우승으로 무난하게 끝날 것 같던 승부는 15번홀(파4)부터 희비가 엇갈렸다. 15번홀 버디로 1타를 더 줄인 홍지원은 16번홀(파5)에서 보기를 범했지만 경쟁자 마다솜이 17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기록하며 공동 1위가 됐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는 김민별이 공동 선두에 합류했다. 18번홀에서 홍지원과 마다솜이 파 퍼팅에 그친 반면 2위에 있던 김민별이 5.3m짜리 버디 퍼트에 성공하면서 세 선수가 연장으로 향했다.
한국여자오픈 역사상 세 명이 연장전에 진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18번홀에서 진행된 1차 연장에서 나란히 파를 기록한 뒤 2차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마다솜은 티샷을 페널티 구역으로 보낸 데 이어 세 번째 샷도 그린에 올리지 못했고, 김민별은 두 번째 샷이 홀에서 7m가량 지나갔다.
반면 홍지원의 티샷은 러프에 떨어졌지만, 147m 거리에서 친 세컨샷이 홀 앞 1m에 멈췄다. 홍지원은 버디 퍼트를 놓치지 않고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의 기쁨을 누렸다. 신인 김민별과 2년 차 마다솜은 생애 최고 순위인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다. 홍지원은 우승 후 "타수를 잃었어도 언제든 버디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예상치 못하게 메이저 대회에서만 2승을 달성했는데 남은 메이저 대회에서도 우승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홍지원은 ‘장타 시대’를 역행하고 있다. 올 시즌 드라이버 비거리는 115위(224.01야드)로 최하위권이지만 페어웨이 안착률만은 1위(88%)로 KLPGA투어에서 가장 안정적인 경기를 펼친다. 홍지원은 “팬들은 시원시원한 장타를 좋아하시지만 저만의 골프도 매력이 있다”면서 “다른 선수보다 멀리 치지는 않지만 내 장점을 잘 살린 결과”라고 기뻐했다.
피겨스케이팅 선수인 김연아가 롤모델이라는 홍지원은 요즘도 김연아 선수의 연기를 보며 감동의 눈물을 흘리곤 한다”면서 “어제도 김연아의 연기를 보며 마인드 컨트롤을 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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