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분은 구충제에 쓰이는 '니클로사마이드'
한림대 우흥정 교수 "낮은 인체 흡수율 극복"
국내 바이오기업이 구충제로 쓰이는 니클로사마이드로 개발 중인 범용 항바이러스제 후보물질 '제프티(CP-COV03)' 임상시험 결과가 미국 미생물학회(ASM) 총회에서 공개됐다.
현대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진행된 ASM 2023 연차 총회 중 '이머징 사이언스' 세션에서 한림대 의대 동탄성심병원 감염내과 우흥정 교수가 코로나19 관련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2상과 3상을 결합한 형태로, 우 교수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우 교수는 △복용 후 16시간 만에 투약군의 바이러스 수치 56.65% 감소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임상 1차 유효성 평가지표 중 코로나19 증상(발열, 기침, 인후통, 두통 등) 개선에 걸리는 시간 4일 단축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약 등과 함께 투약 시 이상 반응 미발견 등의 결과를 제시했다.
우 교수는 임상시험에 대해 "흡수율이 낮은 니클로사마이드의 난제를 극복했고, 세포실험이나 동물시험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가 호흡기 바이러스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사람도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현대바이오에 따르면 2004년 이후 니클로사마이드는 호흡기 감염증을 일으키는 6개 계열 바이러스뿐 아니라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빌 게이츠 재단이 미래 팬데믹에 대비해 치료제를 개발하기로 한 코로나 바이러스 등 8개 계열 바이러스에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체내에 제대로 흡수되지 않아 항바이러스 유효 농도를 유지하는 게 난제로 꼽혔다.
2021년 말 니클로사마이드 기반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발표해 주목받은 현대바이오는 무기물과 고분자를 이용한 약물전달기술을 내세운다. 제프티를 투여한 후 폐에 전달된 약물농도가 혈액 중 약물농도보다 2~10배 높다는 동물실험 결과도 해당 기술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호흡기 바이러스의 타깃은 폐인데, 제프티가 유효 농도를 유지하면서 혈액을 통해 니클로사마이드를 폐에 전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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