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안에 시 주석 만남 희망" 발언도
11월 APEC 정상회의 등서 재회 가능성
미국이 올해 하반기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2차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운을 띄우고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관계 악화 원인 중 하나인 '정찰풍선' 사건과 중국 지도부의 연관성을 애써 차단하면서까지 시 주석과의 재회를 희망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AP통신·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앞으로 몇 달 안에 시 주석을 다시 만나 우리의 차이점, (미중 양국이) 어떻게 잘 지낼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중국을 방문하는 토니 블링컨 국무부 장관이 미중 간 긴장을 완화할 수 있겠느냐'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었다. 18, 19일 중국 방문길에 나선 블링컨 장관의 의제에 이미 '올해 하반기 미중 정상회담 개최 추진'이 포함돼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정찰)풍선 사태가 초래한 문제 중 하나는 그것이 격추됐다는 사실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는 중국 지도부가 풍선이 어디에 있었는지, 풍선 안에 뭐가 있었는지, 어떤 일이 진행됐는지에 대해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내 생각에 그것은 의도적인 것보다는 당황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시 주석이 중국 정찰풍선의 미국 영공 침범 사태를 의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를 적극 두둔한 것이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처음으로 대면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중 관계 개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올해 2월 미국이 자국 영공을 침범한 중국의 정찰풍선을 격추시키며 양국 관계는 다시 급격히 경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이 사건에서 '분리'시킴으로써 그가 가진 외교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제스처를 취한 셈이다. 이에 따라 오는 9월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또는 1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통해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 간 두 번째 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블링컨 장관의 방중 기간 중 관련 논의에 진전이 있을 수도 있다. 18일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을 가진 블링컨 장관은 19일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뒤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때 바이든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 개최 희망 메시지가 중국 지도부에 전달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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