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21일 개봉
'뉴 유니버스' 이어 평행우주 배경 이야기 전개
다종다양 스파이더맨, 다채로운 그림 등 볼거리
스파이더맨이 280명 등장한다. 평행우주 속 여러 세계를 오가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관객으로선 긴장이 될 만한 설정. 혼란스러워 이야기 흐름을 놓칠 수 있으니까. 하지만 애니메이션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명확하면서도 간결하다. 사전 정보나 지식 없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흔한 소재가 됐으나 관객에게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멀티버스(평행우주)를 어떻게 하면 쉽게 전달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모범답안 같은 영화다.
주인공은 전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2008)’에 이어 마일스(목소리 연기 샤메익 무어)와 그웬(헤일리 스타인펠드)이다. 둘은 각자 세계에서 스파이더맨과 스파이더우먼으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굳혀가며 서로를 그리워한다. 그웬은 악당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평행우주를 배경으로 활약하는 스파이더맨 무리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웬은 정예로 구성된 무리에 합류해 여러 공간을 오간다. 그웬은 악당 스팟(제이슨 슈와르츠만)을 추격하기 위해 마일스가 사는 세계를 찾았다가 마일스를 만난다. 마일스는 그웬을 따라가다 의도치 않게 스파이더맨 무리에 합류하고, 스팟과 맞서게 된다.
볼거리가 가득하다. 여러 세계에서 활약하는 스파이더맨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스파이더맨 무리의 리더인 미겔(오스카 아이작), 록밴드 리더로 영혼이 자유로운 호비(대니얼 컬루야), 출산을 앞두고 있는 워킹맘 드류(이사 래) 등 다종다양한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등장한다. 이들은 고도로 발달한 인도의 대도시에서 활약하거나 레고로 이뤄진 세계 등에서 종횡무진한다. 평행우주 각 세계에 맞게 각기 다른 스파이더맨이 존재한다는 설정은 우리 주변에도 스파이더맨이 있을지 모른다는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다채로운 색채와 여러 화풍을 오가는 그림이 눈길을 잡기도 한다. 캐릭터의 성격에 맞춰 모습이 거칠게 묘사되거나 화사하게 표현되는 식이다. 평행우주 속 여러 세계를 배경으로 펼치는 이야기를 조화롭게 이어 붙이는 것처럼 각기 다른 그림 형태들이 모여 큰 그림이 되도록 한다. 멀리서 보면 한 덩어리이나 가까이서 보면 각기 다른 조각들로 이뤄진 모자이크 같다고 할까.
전편에 이어 성장 드라마다. 마일스와 그웬은 부모의 통제 속에 살며 독자적인 삶을 도모한다. 공간을 이동하며 활약하는 슈퍼 히어로라고 해도 별반 다르지 않다. 마일스는 스파이더맨 무리의 리더인 미겔이라는 또 다른 기성세대에 맞서야 한다.
조아킹 도스 산투스, 켐프 파워, 저스틴 톰슨이 공동 연출했다. 산투스와 톰슨은 감독 데뷔작이다. 파워는 아카데미상 장편애니메이션상을 수상한 ‘소울’(2021)을 피트 닥터와 함께 연출한 바 있다.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는 2019년 아카데미상 애니메이션상을 수상했는데, 이번 영화가 내년 오스카 트로피를 안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을 듯하다. 파트1에 해당해 이야기의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 파트2인 ‘스파이더맨: 비욘드 더 유니버스’는 내년 공개된다. 전체관람가, 2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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