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공수의 핵’ 손흥민(토트넘)과 김민재(나폴리)의 공백을 절감한 한판이었다. 이강인(마요르카)이 공격진에서 홀로 분투하며 공격을 이끌었지만 전반전 이른 시간 내준 선제골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7위)은 16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페루(FIFA랭킹 21위)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이로써 클린스만 감독 부임 이후 대한민국은 1무 2패의 성적을 거두며 ‘마수걸이 승’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번 대표팀은 김민재와 김영권(울산)이 각각 기초군사훈련과 부상으로 빠졌고, 손흥민도 스포츠 탈장 수술 여파로 벤치에서 대기하는 등 공백이 많았다. 그래서 새로운 얼굴들이 대거 등장했다. 최전방엔 황희찬(울버햄튼)과 오현규(셀틱)가 선발 출격했다.
2선 측면은 이강인과 이재성(마인츠)이 맡고 중원에는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원두재(김천)가 자리했다. 원두재는 지난 2021년 레바논과의 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 이후 2년 만에 A매치 출전 기회를 잡았다.
수비진의 변화가 가장 컸다. 이기제(수원), 박지수(포르티모넨스), 정승현(울산), 안현범(제주)이 포백으로 나섰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밥)가 손흥민 대신 주장 완장을 차고 출전했다.
새로 꾸려진 수비라인의 견고함이 떨어진 상황에서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페루의 강한 전방 압박에 실점 위기를 맞았다. 전반 5분 브라이언 레이나에게 수비수 2명이 벗겨진 뒤 땅볼 슈팅을 내줬고, 불과 1분 뒤엔 압박에 공을 빼앗기며 파올로 게레로에게 감아차기 슈팅을 허용했다.
주도권을 빼앗긴 흐름에서 결국 이른 선제골까지 내줬다. 전반 11분 한국 수비진이 한쪽으로 쏠린 사이 레이나가 한국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완벽한 기회를 잡았다. 레이나는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열었다.
흔들리던 한국은 전반 중반 이후로 조금씩 리듬을 되찾았다. 황인범과 이재성을 중심으로 볼 소유가 이루어졌고, 이후 황희찬과 오현규 등이 후방을 침투하며 페루 수비진을 괴롭혔다.
전반 25분에는 황희찬이 이재성의 패스를 받아 돌파한 뒤 슈팅했으나 수비수 육탄 방어에 막혔다. 전반 33분에는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절묘한 왼발 감아차기 슈팅을 했으나 골키퍼 손끝에 걸렸다. 이날 한국의 첫 유효 슈팅이었다.
이후 한국은 이강인이 왼쪽으로, 이재성이 오른쪽으로 위치를 바꾸는 등 활로를 찾기 위해 노력했으나 큰 소득은 얻지 못하고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후반전에 전열을 가다듬고 적극적으로 페루 골문을 두들겼다. 후반 16분 상대 실수를 틈타 황희찬이 오현규에게 연결, 골키퍼와의 일대일 찬스를 잡았으나 슈팅이 골키퍼에게 걸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좋은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조규성과 홍현석을 투입해 2선을 완전히 장악, 짧은 패스로 점유율을 높였다. 전반전 고군분투했던 이강인은 더욱 힘을 냈다. 후반 32분 이강인이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수 2명을 따돌리고 올린 크로스를 조규성이 헤딩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 가나전에서 두 선수가 합작했던 득점 장면과 매우 유사했다.
후반 막판으로 갈수록 페루는 발이 무뎌졌고 한국이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흐름이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은 이강인의 정교한 패스로 공격의 활로를 뚫으려 했으나 마무리가 지어지지 않았다. 한국은 후반 44분 이강인의 코너킥을 조규성이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문을 빗나가는 등 결정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며 0-1 패배로 경기를 마쳤다.
대표팀은 20일 오후 8시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엘살바도르와 6월 두 번째 평가전에 나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