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기점 하락 시작
약 3년 전부터 꾸준한 우상향
금융당국 "15일부터 매매정지"
14일 코스피·코스닥시장에서 관련성 없는 5개 종목이 동시 하한가를 기록했다. '8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또 다른 주가조작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금융당국은 15일부터 이들 종목에 대한 매매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이날 동일금속, 동일산업, 대한방직, 만호제강, 방림 등 5개 종목은 가격제한폭 마이너스(-) 30%까지 하락 마감했다. 대한방직은 낮 12시부터, 다른 4종목은 오전 11시부터 급작스러운 내림세를 보였다.
방림을 제외하고는 3년 3개월 전인 2020년 3월을 기점으로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했다는 것도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방림을 제외한 4종목의 주가는 이 기간 2~5배 뛰었다. 방림은 지난해 6월부터 주가가 우상향한 후 지난해 12월 16일 한 차례 하한가를 쳤다. 이후 다시 우상향하다 이날 또 하한가를 기록했다.
주식 유통비율이 적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만호제강이 54.4%로 가장 많고, 동일금속은 34.3%에 불과하다. 동일산업과 만호제강은 철강업체, 동일금속은 건설 기계업체, 대한방직과 방림은 섬유의복업체로 업종엔 별다른 공통점이 없다. 동일금속을 제외하고는 모두 코스피 상장사다.
시장이 제2의 주가조작 사태를 우려하는 것은 ①공통점이 없는 5개 종목이 동시 하한가를 쳤고 ②이들 주가가 장기간 꾸준히 상승했으며 ③유통 주식수가 적다는 공통점 때문이다. 앞서 하한가를 쳤던 8개 종목도 유통 주식수가 적었던 탓에 매매 가격을 사전에 짜고 거래(통정매매)해 장기간(2~3년) 주가 부양이 쉬웠다. 다만 이번 사건은 소시에테제네랄(SG)처럼 공통 매도 창구가 없다는 점에서 차익결제거래(CFD)의 허점을 노린 시세조종은 아닌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는 이날 5개 종목에 대해 급락 원인 등과 관련한 조회공시를 요구하고 15일부터 필요시까지 매매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특히 동일금속, 방림, 만호제강 등 3개 종목에 대해서는 소수계좌거래집중을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으로도 지정했다.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혐의 적발 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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