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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부활하는 존 레넌 목소리... "이래도 되나" 논란 불 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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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부활하는 존 레넌 목소리... "이래도 되나" 논란 불 댕겼다

입력
2023.06.14 16:55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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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트니 "AI 레넌이 부른 미공개곡 연내 공개"
고인 동의 여부 알 수 없어... 적절성 논란 일 듯

1966년 일본 도쿄에서 촬영된 비틀스 사진. 왼쪽부터 폴 매카트니, 존 레넌, 링고 스타, 조지 해리슨이다. 도쿄=AFP 연합뉴스

1966년 일본 도쿄에서 촬영된 비틀스 사진. 왼쪽부터 폴 매카트니, 존 레넌, 링고 스타, 조지 해리슨이다. 도쿄=AFP 연합뉴스


팝의 전설, 비틀스의 리드보컬 존 레넌(1940~1980)의 신곡이 나온다. 인공지능(AI)이 레넌의 목소리를 추출해 그가 생전 만든 곡과 합성한 것이다.

비틀스 멤버인 폴 매카트니(80)는 연내 'AI 레넌'의 목소리가 담긴 비틀스의 미공개곡을 발표할 것이라고 13일(현지시간) 공식화했다. 이 발표는 전 세계 비틀스 팬들을 들뜨게 만들었다. 그러나 동시에 AI의 목소리 재현을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윤리 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비틀스 생존 멤버인 매카트니는 이날 영국 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비틀스 신곡 공개 계획을 밝혔다. 그는 "AI를 통해 존이 남긴 목소리를 선명하게 추출할 수 있었고, 믹싱 작업을 거쳐 노래로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AI 힘을 빌려 레넌이 생전 남긴 음악 파일 등에서 그의 목소리만을 따로 인식한 뒤, 이를 바탕으로 레넌의 목소리를 그대로 재현해 곡을 녹음했다는 설명이다.

레넌의 신곡 출시는 그가 1980년 마크 채프먼에게 피살된 지 43년 만이고, 마지막 신곡 출시 시점으로 치면 27년 만이다. 1980년 그가 사망 전에 작곡, 녹음한 미완성곡인 '프리 애즈 어 버드'(Free As A Bird)가 1995년 공개됐고, 이듬해에도 그가 남겼으나 공개되지 않은 '리얼 러브'(Real Love)라는 신곡이 대중을 만났다. 다만 당시엔 기술이 지금처럼 발전하지 않아 레넌의 목소리만 따로 추출하는 게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그가 생전 남긴 녹음 파일에 비틀스 멤버들이 연주를 덧씌우는 방식으로 곡이 완성됐다.

매카트니는 올해 새로 공개할 곡명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으나, 음악계에선 1978년 레넌이 작곡한 '나우 앤드 덴'(Now And Then)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레논이 '프리 애즈 어 버드' 등과 비슷한 시기에 녹음한 미공개 곡이다.

챗GPT 열풍 이후 AI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최근 AI가 가수 목소리를 재현해 부른 곡이 잇따라 공개되고 있다. 4월엔 유명 가수 더 위켄드와 드레이크의 목소리를 AI로 복제해 부른 곡(하트 온 마이 슬리브)이 발매돼 스포티파이에서만 60만 회 이상 재생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당시엔 두 가수 소속사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음원 삭제를 요청하면서 사라졌다. 반면 캐나다 팝스타 그라임스는 직접 자기 음성을 오픈소스(무상 공개 소프트웨어)로 내놓고 "저작권을 주장하지 않을 테니 맘껏 복제하라"고 독려하고 나섰다.

매카트니의 목소리도 AI로 재현된 적이 있기는 하다. 최근 비틀스의 한 팬이 매카트니의 솔로곡을 비틀스 멤버들이 전부 참여해 부른 것처럼 만들어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AI 레넌'의 신곡 공개는 고인의 목소리를, 그와 함께 활동한 멤버가 직접 재현해 공개한다는 점에서 앞선 사례들과는 결이 다르다. 특히 사망한 사람의 경우 목소리 복제에 대한 본인의 의중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복제가 과연 적절한지'를 두고 찬반 논란이 거셀 수밖에 없다.

음악계에선 AI 레넌의 신곡 공개를 계기로 비틀스가 젊은 세대를 새 팬으로 유입시킬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레넌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기존 팬들의 반감을 살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매카트니는 이에 대해 "무섭긴 하지만 우리의 미래이기 때문에 흥미롭기도 하다"며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판단을 유보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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