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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직접 끊은 후라도... "미국에선 높은 공, 한국은 떨어지는 유인구가 잘 먹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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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 직접 끊은 후라도... "미국에선 높은 공, 한국은 떨어지는 유인구가 잘 먹혀"

입력
2023.06.14 08:20
수정
2023.06.14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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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고척 KIA전서 6이닝 무실점 역투
빈약한 득점 지원 극복하고 자력으로 승리 수확
"내 임무는 어떻게든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것"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 서울=뉴스1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 서울=뉴스1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가 무려 7경기 만에 불운을 끊어내고 달콤한 승리를 맛봤다.

키움은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와 홈경기에서 1-0 영봉승을 거뒀다. 이날 선발 등판한 후라도는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4승째(7패)를 올렸다.

시즌 첫 무실점 경기다. 후라도는 마운드 위를 지키는 동안 최고 149km에 달하는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5가지 구종으로 KIA 타선을 요리했다. 특유의 맞춰 잡는 피칭도 제대로 먹혔다. 등 뒤 야수들의 비호 아래서 KIA 타자들을 잇따라 범타로 돌려세웠다.

경기 후 후라도는 “운이 따랐다”며 밝게 웃었다. 그도 그럴것이 후라도는 올 시즌 운이 따르 않았다. 후라도가 등판하는 날 키움 타선은 유독 잠잠했다. 후라도의 경기당 득점지원은 평균 2.98로, 규정이닝을 채운 선발 투수 중 가장 적다. 지난 7일 고척 LG전에서도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2점 차 리드를 완성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불펜과 타선이 침묵한 탓에 승리 투수 기회를 날렸다.

'리그 최다패 투수'(7패)라는 누명(?)도 썼다. 하지만 후라도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9위(2.86), 이닝당출루허용률도 10위(1.23)다.

4승을 올린 이날도 타선 지원은 턱없이 부족했다. 1회 1사 1∙2루에서 터진 에디슨 러셀의 적시타로 김혜성이 홈을 밟은 뒤로는 득점이 뚝 끊겼다. 후라도는 그러나 22명의 타자를 상대로 안타 3개 만을 허용하는 ‘짠물 투구’를 펼치며 자력으로 불운을 끊었다.

마침내 ‘시즌 4승’이다. 후라도는 “득점 쪽에서 1점 밖에 나지 않았지만 뒤에 나온 불펜진이 잘 막아준 덕분에 승리를 얻을 수 있었다”며 공을 돌렸다. 타선 지원은 받지 못했지만 부담은 없었다. 그는 “(득점지원이 적은 것도) 야구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내 임무는 어떻게든 팀의 승리에 기여하는 것”이라며 “오늘도 이 마음가짐 하나만 가지고 마운드에 올랐다”고 전했다.

KIA 타선을 잘 막아낼 수 있었던 비책으로는 유인구를 꼽았다. 후라도는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트라이크 존 위에 형성되는 공으로 승부를 봤다. 반면 한국 야구는 땅으로 떨어지는 유인구가 잘 먹히는 것 같다”며 “그 특성에 맞춰서 던진 것이 유독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따라 공에 회전도 잘 걸렸다고 한다. 그는 투구 분석표에 슬러브가 3개나 기록됐단 말에 “평소 커터와 슬라이더, 커브를 다 던지는데 오늘 그 세 개 회전이 잘 맞물려서 다르게 찍힌 것 같다”고 짐작했다. 자신을 상대로 타율 0.444(9타수 4안타)를 기록 중인 ‘천적’ 소크라테스 브리토(KIA)에게 안타를 허용하지 않은 것 역시 호재였다.

이날 호투로 후라도는 2점대 평균자책점을 되찾았다. 후라도는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아 있고, 등판 기회도 많으니 최대한 좋은 경기 펼치면서 낮은 자책점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강주형 기자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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