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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태극마크’ 문동주 “류현진 선배 길 열심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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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 태극마크’ 문동주 “류현진 선배 길 열심히 따라가고 있습니다”

입력
2023.06.15 07:05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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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 아시안게임 D-100
160㎞ 강속구 장착 성인 대표팀 첫 도전
"나라 대표하는 만큼 잘해야"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선발된 한화 문동주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국가대표 모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 제공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선발된 한화 문동주가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국가대표 모자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화 제공

KBO리그의 영건 ‘파이어볼러’ 문동주(20·한화)가 100일 앞으로 다가온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빛 투구’에 나선다.

꿈의 160㎞ 광속구를 뿌리는 문동주는 역대급 재능을 가진 투수다. 지난해 한화의 1차 지명을 받을 때부터 한국 야구의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고, 2022시즌 프로 적응기를 거쳐 올해 위력적인 공을 던지고 있다.

4월 12일 KIA전 당시 찍은 시속 160.1㎞(프로야구 공식 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 PTS 기준)짜리 직구는 국내 투수 역대 최고 구속이다. 아직 기복 있는 투구와 다듬어지지 않은 제구력이 아쉽긴 하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이번 시즌 활약상은 태극마크를 달기에 손색없었다.

1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만난 문동주는 “대표팀에 뽑혀 매우 기분 좋다”며 “성인 대표팀은 처음이라 분위기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나라를 대표해 뛰는 만큼 잘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 상대가 약체일지라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게 또 야구”라며 “싸워서 이길 생각만 하겠다”고 말했다.

문동주가 13일 부산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동주가 13일 부산 롯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광주진흥고 3학년 시절인 2021년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당시 고등학생 신분으로 에이스 역할을 했던 그는 “그때 형들과 재미있게 뛰면서 배운 것도 많았다”며 “이번에는 더 큰 국제대회에 한국 최고의 선수들이 모이니까 동기부여가 잘 될 것 같다. 어릴 때부터 많이 봤었던 이의리(KIA) 형과 가장 친한데, 대표팀 선배들과 많이 친해지고 배우겠다”고 밝혔다.

실력으로 가슴에 태극마크를 새기면서 한화 지명 후 롤모델로 꼽았던 류현진(토론토)의 뒤를 따를 수 있게 됐다. 문동주와 류현진은 입단 과정이 비슷하다. 류현진은 인천 동산고 출신이지만 같은 지역의 포수 이재원이 인천 연고 구단 SK(현 SSG)의 1차 지명을 받으면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한화에서 데뷔 첫해부터 리그 최고 투수로 우뚝 섰고,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등 국제대회에서도 맹위를 떨쳐 메이저리그 진출까지 이뤘다.

문동주 역시 광주 연고 구단 KIA가 내야수 김도영을 1차 지명하면서 한화의 부름을 받게 됐다. 첫 시즌엔 긴 시간 재활에 매진하느라 보여준 게 많이 없었지만 2년 차에 잠재력을 마음껏 발휘해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문동주는 “류현진 선배님과 차이가 너무 많이 나고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며 “꾸준히 따라가다 보면 선배님이 이뤘던 업적에도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류현진이 한화에서 거둔 98승을 넘어 100승이 가능할까라는 질문엔 “해 보겠다”며 미소 지었다.

또한 아시안게임 태극마크가 유독 기뻤던 이유는 아버지와 약속을 지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의 부친은 해머던지기 국가대표 출신인 문준흠 장흥군청 육상팀 감독이다. 평소 야구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야구를 시작한 문동주는 국가대표 코치로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온 아버지를 보고 대표팀 꿈을 키웠고, 대회 출전 약속도 했다. 문동주는 “대표팀 소식을 듣고 가족들도 정말 많이 좋아했다”며 “아버지와도 얘기를 많이 했는데 주로 축하한다는 내용이었다”고 뿌듯해했다.

인터뷰 중인 문동주. 한화 제공

인터뷰 중인 문동주. 한화 제공

이제는 기쁨보다 책임감이 앞선다. 아시안게임 전까지 꾸준한 활약이 필요하다. 개막 후 3경기에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1.08로 호투했던 문동주는 이후 5경기에서 1승 3패 평균자책점 7.59로 고전했다. 또 이달 1일 키움전(7이닝 무실점)과 7일 두산전(6이닝 1실점 비자책)에 잘 던졌다가 13일 롯데전(2.2이닝 6실점)에 다시 무너지는 등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문동주는 “경기 순간 흥분해서 밸런스가 잘 안 맞을 수 있는데, 이를 빠르게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잘 만들어야 된다. 그게 투수 능력”이라고 스스로의 숙제를 짚었다. 광속구 욕심도 내려놓고 있다. 그는 “국제대회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는 게 중요하다. 스피드 욕심을 내기보다는 이기는 방법을 생각하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대표팀 투수 막내 장현석(마산용마고)을 챙겨야 하는 것도 문동주 몫이다. 고교 최대어 장현석은 내년 한화 지명이 유력한 투수다. 해외에 도전하지 않는 한 문동주의 팀 후배가 될 수 있다. 한화 팬들도 문동주-김서현-장현석으로 이뤄진 ‘광속구 트리오’ 구성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문동주는 “좋은 능력이 있으니 발탁된 거니까 내가 따로 챙겨줄 건 없을 것 같다”며 “자연스럽게 대화를 많이 나눌 기회가 있을 텐데 (진로는) 본인이 알아서 좋은 선택을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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