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통해 인종차별 관련 심경 우회적으로 표현
선수협 "책임 통감... 재발 방지 위해 최선 다할 것"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 선수들로부터 인종차별 피해를 입은 태국 축구 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부리람)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심경을 밝혔다.
사살락은 12일 SNS에 “이 자리에 오기까지 비난도 많이 받았으나, 그 사람들에게는 신경 쓰지 않았다. 나를 사랑하고 기다려주는 많은 사람이 있다는 점을 알기 때문”이라며 “이들이 내가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알고, 나를 자랑스러워한다”고 적었다.
이어 “지금까지 내가 잘 해왔다고 오늘날까지 싸워온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면서 “나와 팬들께 감사하다. 난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사살락은 울산 선수들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그는 가족들이 그의 전 소속팀인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함께 올렸다. 이번 글에 인종차별에 대한 그의 심경이 담겨 있다는 점을 암시한 셈이다. 사살락은 2021년 전북에서 뛰었던 태국 국가대표팀 출신 측면 수비수다. 당시 정규리그 2경기를 소화했고 6개월 만에 태국 리그로 돌아갔다.
울산 선수들은 11일 이명재의 SNS에서 동남아인들의 외모와 사살락을 조롱하는 듯한 발언을 해 도마 위에 올랐다. 이규성이 이명재의 활약에 대해 “동남아 쿼터 든든하다”고 먼저 글을 올렸고, 정승현이 "기가 막히네"라고 하자 이명재는 "니(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답했다. 박용우는 "사살락 폼 미쳤다"라는 글을 썼고 심지어 구단 매니저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태클)"이라고 합세했다. 이명재의 피부가 까무잡잡하다는 점을 놀리는 의미로 동남아시아 출신 선수의 이름을 언급한 것이다.
논란이 이어지자 이명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고, 박용우는 “팀 동료의 플레이 스타일, 외양을 빗대어 말한 제 경솔한 언행으로 상처받았을 사살락 선수 그리고 모든 팬, 주변인들에게 죄송합니다”라고 사과의 글을 남겼다.
울산 구단 역시 사과문을 내고 △자체 상벌위원회 개최 △구단 소속 인원 전원 대상 교육 등을 약속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울산이 제출하는 경위서를 검토한 뒤 상벌위 개최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한국프로축구선수협회도 SNS를 통해 “선수협 소속인 울산 일부 선수들이 행한 부적절한 언행으로 인해 모든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선수협회는 "선수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선수협은 최근 SNS에서 행해진 일부 선수들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깊은 책임을 통감하며, 향후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선수협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축구 팬 여러분들에게도 거듭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각 구단을 다시 한 번 방문해 프로 선수의 자세, SNS 사용법 및 인종차별 언행의 영향 등 선수들이 바르게 인식하고 갖춰야 할 내용들을 깊이 있게 전달하겠다. 또 선수협 내부를 재점검해 모든 축구 선수의 인권과 권리가 잘 지켜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