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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북 압박 정책 한계... '당근과 채찍' 병행할 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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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대북 압박 정책 한계... '당근과 채찍' 병행할 때 됐다"

입력
2023.06.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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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자유대 강연서 "재검토 필요" 강조
"한국, 손 놓고 있는 미국만 본다" 윤 정부 비판
이달 말 귀국... 내년 총선 출마설엔 "생각 없다"

이낙연(왼쪽) 전 국무총리가 3일 미국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출국 비행편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이낙연(왼쪽) 전 국무총리가 3일 미국 워싱턴 인근 덜레스공항에서 출국 비행편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공동취재단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對)북한 압박 정책과 관련해 "이제는 재검토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12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자유대에서 열린 강연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북한에 경제적 제재 등 압박을 가한 건 북한을 더 온순하게, 더 협력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이었으나, 오히려 북한은 핵무기를 더 고도화하고 경제적으로는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에 대한 강경한 태도는 역효과만 냈으니, 이를 재고하자는 것이다.

그러면서 대북 제재 해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 전 총리는 '대북 제재가 해제되길 기대하는 것인가'라는 질문에 "제재 일변도로 가는 것이 이미 한계를 드러냈으니 당근과 채찍을 병행할 때가 됐다"고 답했다. 이어 "어떤 방법을 통해서든 북한이 고립 속에서 점점 위험한 생각에 빠지는 것보다, 고립을 끝내고 햇볕으로 다시 나오도록 하는 게 문제 해결의 새로운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총리는 윤석열 정부의 대북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과의 관계를 좋게 만들기 위한 어떤 것도 하지 않고 있는데, 남한은 아무것도 안 하면서 미국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평화가 이뤄지면 이익을 제일 많이 볼 나라가 한국이고, 평화가 깨지면 피해를 제일 많이 볼 나라가 한국"이라며 "한국이 최대 이해 당사자로서 역할을 해야 하고 그것을 미국이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해서도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스무 번 말하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실현하겠다'고 몇 차례 확인했지만 아무런 실질적 행동을 하지 않았다"며 "책임 있는 태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 전 총리는 대북 정책이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지속돼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서독에서는 빌리 브란트 사회민주당 총리의 동방정책을 헬무트 콜 기독민주당 총리가 이어받았으나, 한국에서는 민주당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포용 정책을 보수 정부들이 뒤집었다"며 "대북 정책이 일관되게 지속되도록 하는 일은 한국의 큰 과제임이 틀림없는 만큼, 한국 정치인들에게 '독일을 배우자'고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전 총리는 지난 1년 동안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방문연구원으로 지낸 뒤, 이달 6일 독일에 입국했다. 7일 독일 튀빙겐대, 이날 베를린자유대에서 각각 강연을 한 데 이어, 오는 16일 체코 프라하의 카를대에서 강연한 뒤 24일 한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귀국 후 계획과 관련, 이 전 총리는 "지금도 현 정부에 '한반도 평화의 최대 이해 당사자답게 행동하라'는 충고를 하고 있다"며 "지난 1년간 미국에서 한 연구를 중심으로 제가 할 바를 할 것"이라고만 말했다. 내년 총선 출마설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선을 그었다.

베를린= 신은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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