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편 이어 1,000만 관객 동원 확실시
지난해처럼 여름 시장 기대 키워
톰 크루즈 영화 개봉 등 판박이 상황
흥행 부진 우려 떨쳐낼 수 있을지 주목
한국 영화 ‘범죄도시3’이 1,000만 관객 카운트다운에 들어갔다. 지난해 ‘범죄도시2’에 이어 2년 연속 꿈의 숫자에 도전한다. 극장가는 ‘범죄도시3’의 흥행을 계기로 여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선 불안감이 감돌고 있기도 하다. ‘범죄도시2’가 1,269만 명을 모았으나 여름 시장 흥행은 부진했던 지난해 사례 때문이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집계에 따르면 ‘범죄도시3’은 11일까지 778만 명을 모으며 8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음 주 주말쯤이면 1,000만 명 고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시리즈 영화 2편이 2년 연속 1,000만 명을 동원하는 것은 '신과 함께' 시리즈 이후 2번째다.
‘범죄도시3’의 흥행으로 여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고 있으나 우려는 있다. 올해 극장가가 지난해 악몽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범죄도시2’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직후인 지난해 5월 18일 개봉해 관객몰이에 대성공을 거뒀다. 당시에 코로나19로 70%가량 줄어들었던 극장 관객 수가 원상 회복되리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6월 22일 개봉한 톰 크루즈 주연의 할리우드 영화 ‘탑건: 매버릭’이 819만 명을 불러모으며 낙관론은 확산됐다. 출혈경쟁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지만 한국 영화 기대작 4편이 7~8월 여름 시장을 겨냥했다. ‘외계+인’ 1부와 ‘한산: 용의 출현’ ‘비상선언’ ‘헌트’가 1주일 간격으로 잇달아 선보였다. 제작비 200억 원 안팎의 대작들이었다. 하지만 ‘한산’(726만 명)을 제외하고는 극장에서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했다.
지난해 여름 흥행 부진은 영화들에 대한 관객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떨어진 데다 관람료 인상 영향이 컸다. 멀티플렉스 체인들은 코로나19 기간 영업 손실을 이유로 관람료를 1,000원씩 3차례 인상했다.
공교롭게도 ‘범죄도시3’ 이후 여름 시장 구도는 지난해와 판박이다. 톰 크루즈 주연의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이 다음 달 12일 개봉한다. 제작비 200억 원 안팎 한국 영화 대작 4편이 여름 시장을 겨누는 것도 똑같다. 류승완 감독의 ‘밀수’는 다음 달 26일, 김성훈 감독의 ‘비공식 작전’과 김용화 감독의 ‘더 문’은 8월 3일, 엄태화 감독의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8월 개봉을 확정 지었다.
'범죄도시3'이 흥행의 물꼬를 틀지, 아니면 '어게인 2022 여름'으로 귀결될지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줄어든 1인당 영화 평균 관람 횟수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인당 영화 관람 횟수는 2.19회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4.37편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 5월 전체 관객 수는 1,174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56만 명)보다 적었다. 시장이 회복세라고 단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단 ‘범죄도시3’의 흥행으로 ‘파이’가 줄었다고 볼 수 있다.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있기는 하다. ‘범죄도시3’으로 지핀 불씨를 여름 영화들이 잘 살리면 잭팟이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황재현 CGV 전략담당은 “한국 대작 중 첫 개봉하는 ‘밀수’가 좋은 평가를 받으면 여름 영화에 대한 관객 관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무더위가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오동진 영화평론가는 “영화계가 침체기인 상황에서 올해 여름 시장은 매우 중요하다”며 “올해도 흥행이 부진하면 향후 2~3년 영화계가 더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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