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1,612개 상장사 지난해 재무상황 분석
기업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등 적신호
지난해 국내 기업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분의 1가량 줄어들며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조사됐다.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마저 급증하는 등 기업들의 안정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12일 공개한 '2022년 재무제표로 분석한 한국기업 건강도'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인 1,612개 상장사(대기업 159개·중견기업 774개·중소기업 679개)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2년 연속 순성장을 유지했지만 분기별 성장세는 지난해 2분기부터 둔화 양상을 보여 기업 성장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라고 대한상의 측은 판단했다.
실제 영업 이익부터 뒷걸음쳤다. 전년에 비해 34.2% 줄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한 2020년부터 2년 동안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22.7%, 60.8% 증가한 것과 대조를 이뤘다.
규모별로는 대기업의 영업이익 급감(44.1%) 현상이 중견기업(9.2% 증가), 중소기업(3.1% 감소)에 비해 두드러졌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지난해 4월 이후 무역수지가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수출 부진이 이어졌다"며 "수출 최전선에 있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자비용 갚을 능력은 '반토막'
기업들은 자금 확보 및 부채 관리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조사대상 기업들의 총자산은 1년 전보다 6.5% 증가에 그친 반면 총부채는 10.4% 늘어 총 자산 증가 폭을 앞질렀다.
또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도 전년 대비 31.9% 증가하며 부담액이 14조2,000억 원에 이르렀다. 기업이 벌어들인 영업 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 배율은 5.1배로 전년(10.1배)과 비교해 급감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부채비율은 전년 대비 4.8%포인트 상승한 79.9%에 이르렀다. 규모별로 보면 ①대기업은 전년 대비 4.6%포인트 오른 77.5%를, ②중견기업은 6.2%포인트 상승한 96.2%, ③중소기업은 0.4%포인트 증가한 44.5%로 각각 집계됐다.
기업의 활동성을 측정하는 지표도 악화했다. 총자산에서 재고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준(7.7%)이었고, 재고 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뜻하는 재고자산회전율은 10.6회로 전년(11.7회)보다 줄었다. 회전율이 높을수록 재고자산이 매출로 빠르게 해소된다는 의미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영업 이익은 크게 깎이고 기업의 부채 부담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현장에서 우려가 큰 상황"이라며 "기업 활력 회복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선제적 통화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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