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여성 행정수반 니컬라 스터전
당 재정 문제로 남편 이어 수사
첫 여성 행정수반으로 8년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를 이끌었던 니컬라 스터전 전 스코틀랜드국민당(SNP) 대표가 11일(현지시간) 당의 기부금 관련 조사로 체포됐다. 스터전 전 수반은 지난 2월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스코틀랜드 경찰은 스터전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52세 여성을 SNP의 자금·재정에 대한 조사 관련 용의자로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SNP는 스코틀랜드 독립 운동을 지원하기 위한 기부금 약 60만 파운드(약 9억 7,000만 원)를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당의 공약이던 독립 투표를 위한 기부금이 실제 투표가 이뤄지지 않았는데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스터전 전 수반의 남편이자 20년간 당 사무총장을 맡았던 피터 머럴과 SNP의 재무 담당 콜린 비티도 지난 4월 같은 이유로 체포됐다가 수사 후 풀려났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스터전 전 수반의 대변인은 “요청이 있다면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지속적으로 말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BBC는 “당의 책임자로서 스터전의 체포는 예견된 일”이라고 평가했다.
가장 오랜 기간 재임한 스코틀랜드 행정수반이자 첫 여성 수반이었던 스터전은 올해 2월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머리와 가슴으로 이제 내려올 때란 것을 안다”며 직을 내려놓겠다고 선언했다. 당시 영국 정부와 ‘성 인식법’을 두고 빚은 갈등 탓이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그는 “최근의 압박 때문만이 아니라 오랜 기간 숙고해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SNP의 재정 관련 수사는 스터전 전 수반의 사임 이후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수면 위로 떠올랐다. 경찰은 SNP 기부금의 용처 관련 민원이 여러 건 들어오자 2021년 7월부터 정식으로 이를 수사하고 있다. 그의 후임인 훔자 유사프 수반은 앞서 스터전이 경찰 조사가 임박했다는 사실을 알고 그만뒀다는 일각의 관측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유죄가 입증될 때까지 무죄이기 때문에 스터전 등의 당원권을 정지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사건으로 스코틀랜드에서 ‘장기 집권’ 중인 SNP의 입지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는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