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바이든 취임 시 보고받은 사안"
블링컨 18일 베이징 방문 전 악재 발생
NYT "방중 일정 영향 미칠지는 불확실"
미국 백악관이 중국이 쿠바에 도청 기지를 가동 중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쿠바는 미 플로리다주(州)에서 약 160㎞ 떨어져 있어 감시 대상은 사실상 미국이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이달 중국을 방문해 미중 고위급 대화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한 가운데 백악관이 미중관계의 악재가 될 수 있는 문제를 공론화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은 지난 2월 중국을 찾으려 했으나 미국 영공에서 중국 정찰 풍선이 포착된 이후 방문 계획을 철회했다. 미국이 이번에도 대화를 중단할지는 불분명하다.
백악관 "모든 정보 잘 기록… 외교적 조치도 진행 중"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 "쿠바에 중국의 전자 도청 기지를 짓기로 양국 정부가 합의했으며, 중국이 그 대가로 수십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은 이틀 만에 성명을 내 "중국은 2019년 혹은 그전부터 쿠바에 스파이 기지를 두고 있으며, 정보 수집 기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며 보도를 인정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하면서 관련 보고를 받았고, 관련 대응 조치를 취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알고 있었던 문제'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정찰 풍선 사태 때처럼 일을 키우지 않으려는 것이 백악관의 의도일 수 있다. 실제 백악관은 중국이나 쿠바를 비판하지 않았다. 정찰 풍선이 발견됐을 때 중국을 강하게 몰아붙였던 것과 다른 태도다.
이는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을 성사시키려는 바이든 행정부의 의지가 그만큼 크다는 뜻일 수 있다. "블링컨 국무장관이 오는 18일 베이징에서 친강 중국 외교부장과 회담하고, 시진핑 국가주석도 만날 수 있다"고 AP통신이 9일 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 뉴욕타임스 역시 "쿠바 도청 기지 문제가 블링컨 장관의 중국 방문 계획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9일 "미국과 중국의 대화는 열려 있다"며 "미중 정상이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가진 회담에서 구축한 공통의 이해를 공동으로 이행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은 '중국이 쿠바에 도청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는 10일 백악관 성명에 대해선 11일까지 입장을 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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