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위 10종목 25.77% 올랐지만
중소형주는 시장 수익률에도 못 미쳐
코스피가 1년 만에 2,640선을 돌파하면서 연중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하는 등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뜯어보면 ‘대형주’ 중심으로 오르는 쏠림 현상이 뚜렷해 '강세장'으로 전환했다는 낙관론을 펴기엔 이르다는 지적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 톱(TOP)10’ 지수는 올해 들어 지난 9일까지 25.77% 상승했다. 이 기간 코스피200 지수 상승률(19.13%)과 코스피 상승률(18.1%)을 모두 크게 웃도는 성적이다. 코스피200 톱10 지수엔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삼성바이오로직스, LG화학, 삼성SDI, 현대차, 기아, 포스코홀딩스, 네이버 등 ‘국민주’들이 포진해 있다. 이에 반해 코스피200의 하위 100개 종목 주가 흐름을 나타내는 ‘코스피200 중소형주’ 지수는 올해 이후 11.93% 상승, 시장 수익률에도 미치지 못했다.
코스닥시장 상황도 다르지 않다. 코스닥시장 시총 1~100위 종목으로 구성된 대형주 지수는 연초 이후 43.45% 올라 코스닥 상승률(30.09%)을 상회했지만, 코스닥 중형주(101~400위)와 소형주(401위 이하) 상승률은 각각 19.6%, 20% 수준에 머물렀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반도체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사 모은 데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외국인 투자자는 올해 삼성전자 주식을 약 10조6,733억 원, SK하이닉스를 1조6,331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의 코스피 전체 순매수액이 16조382억 원이었는데, 76.73%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몰린 셈이다.
대형주 쏠림 현상은 미국, 일본 등 주요국 증시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쏠림과 과열 논란은 강세장 초기 피할 수 없는 세금 같은 존재”라며 “최근 초대형주 랠리엔 하반기 실적 반등 기대가 반영됐고, 이는 분명 주가 차별화를 정당화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시 긴축의 고삐를 죄거나, 경기침체가 닥치면 온기가 증시 전반에 퍼지지 못할 것이란 우려도 여전하다. 신영증권은 “무역적자 지속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과 느린 경기회복, 극심한 이차전지·반도체주 쏠림 현상 등을 고려하면 국내 증시의 추세적 상승세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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