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탈리아 U-20 월드컵 준결승
600명 모여… 적은 숫자 열기 '후끈'
아쉬운 패배 "잘 했다" 격려와 박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어린 선수들에게 반했어요.”
한국과 이탈리아의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결승이 열린 9일 오전 6시. 서울 광화문광장이 다시 한 번 뜨겁게 달아올랐다. 지난해 12월 카타르 월드컵 당시 브라질과 16강전 이후 6개월 만에 열린 거리응원이었다. 한국은 이탈리아에 1-2로 아쉽게 져 결승 진출에 실패했지만 시민들은 “잘 싸워줘서 고맙다”며 박수를 보냈다.
적은 인파 응원 열기 후끈
전날 밤 비가 내려 거리응원에 차질이 생기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다행히 이날 새벽부터 날씨가 갰다. 축구국가대표 응원단 붉은악마는 광장을 3개 구역으로 나눠 거리응원을 준비했는데, 경기 시작 시간인 오전 6시까지 600명(경찰추산)의 시민이 모여 1개 구역만 찼다.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때 모인 3만 5,000명에 비하면 적은 수였다.
그러나 응원 열기는 월드컵 못지않았다. 새벽까지 장사를 하다 가게 문을 닫자마자 광화문으로 왔다는 송경만(48)씨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꼭 와야 한다고 생각했고 우리의 목표는 무조건 우승이다”고 외쳤다. 친구들과 함께 응원을 온 대학생 정민서(21)씨도 “또래들이 뛰는 경기여서 더 애착이 간다”며 “경기 후 바로 학교로 가 시험을 봐야 하지만 그래도 축구는 봐야 한다”고 미소 지었다.
패배에도 박수... "잘 싸웠다"
경기 시작과 함께 양 팀이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면서 광장 분위기도 후끈 달아올랐다. 전반 13분 첫 실점 땐 여기저기서 탄식 소리가 들렸지만 시민들은 이내 “괜찮아”를 외치며 한국을 응원했다. 10분 뒤 한국이 페널티킥을 성공해 얻어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자 “만세” “오 필승 코리아”가 곳곳에서 울려 퍼졌다.
종료 5분 여를 남기고 이탈리아에 프리킥 골을 내준 태극전사들은 만회하려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끝내 동점골은 터지지 않았다. 그러나 시민들은 “대~한민국”을 연호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경기 일산에 사는 김모(28)씨는 “게임은 졌지만 너무 잘 싸워줬다”며 “4강까지 올라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칭찬받을 일이고 3,4위전도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했다.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 거리 응원을 왔다는 전현우(22)씨는 “선수들이 어린 나이라 상심이 더 클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심판 판정이 아쉬웠을 뿐 선수들은 너무 잘 했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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