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룩 퍼팅’ 백석현(33)이 3주 만에 다시 우승에 한발 다가섰다.
백석현은 8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총상금 15억 원)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를 쳐 이형준(31)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 두 번째 정상을 넘볼 기회를 잡았다.
백석현은 지난달 제주 핀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SK텔레콤 오픈에서 프로 데뷔 10년 만에 투어 첫 승을 거뒀다. 백석현은 이후 KB금융 리브 챔피언십 60위에 이어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보기 없이 이글 1개에 버디 4개를 뽑아내며 첫날을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9번 홀(파5)에서는 315야드를 날아가는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군 뒤 261야드를 남기고 때린 볼이 피운 2.5m 옆에 떨어져 이글을 만들어낸 장면이 압권이었다.
중학생 때부터 태국에서 골프를 익혔고, 2021년까지 주로 아시안프로골프투어에서 뛰었던 탓에 한국 잔디가 깔린 국내 코스 적응에 애를 먹었던 백석현은 "이제 한국 잔디에서도 적응이 된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공을 치는 방법을 약간 바꾼 게 주효했다"면서 "양잔디에서 치듯 공을 눌러 치지 않고 약간 쓸어 치는 듯이 친다"고 설명했다. 잔디 특성에 따라 스윙을 바꿀 만큼 '내공'이 늘었다는 뜻이다.
그는 "우승하고 나서 자신감이 생겼다. 내 골프에 대한 확신이 생기니까 한국 잔디에 대한 두려움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처음 우승했을 때 짧은 퍼트 상황에서 볼이 아닌 홀을 보고 때리는 '노룩 퍼트'로 주목받았지만 '임시방편'이라고 했던 그는 "사실은 요즘도 종종 퍼트가 안 될 때는 볼을 보지 않고 퍼트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성적으로 목표를 말하기보다는 대회 기간 찬스가 찾아오면 그 기회를 꼭 잡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코리안투어 통산 6승의 주인공 이형준도 이글 1개와 버디 6개, 보기 2개로 6타를 줄이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올 시즌 8개 대회에 출전해 톱10에 단 한 번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그는 “명확하게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눈에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많이 답답했다”며 그간 마음고생을 털어놓은 뒤 “하지만 안 된다는 생각이 계속 들게 되면 깊은 슬럼프에 빠질 것 같아 긍정적으로 계속 생각했다”고 부연했다.
2021년 7월 군 복무를 마치고 투어에 복귀한 뒤 지난해 10월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6승을 신고했던 그는 “최근에 드라이버 샷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티샷을 할 때마다 페어웨이를 지키기 힘들었다”며 “이번 대회는 페어웨이를 지키려고 신경을 많이 썼다. 에이원CC에서 열린 KPGA 선수권대회에서 좋은 성적(2017년 공동 2위)을 거둔 기억이 있는 만큼 자신감도 있었다”고 말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골프 대회인 만큼 어느 대회보다 더 잘하고 싶다”고 우승에 대한 굳은 의지를 내비친 이형준은 “내일도 바람이 예보돼 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기보다는 방어적인 경기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올해 66회째 맞는 KPGA 선수권은 국내에서 열리는 프로 골프대회 중 한국오픈과 함께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우승자는 상금 3억 원과 5년 시드 그리고 제네시스 포인트 1,300점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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