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한반도 평화'에서 '北 도발 응징'으로... 안보전략 기조 틀었다

알림

'한반도 평화'에서 '北 도발 응징'으로... 안보전략 기조 틀었다

입력
2023.06.07 18:00
수정
2023.06.07 19:01
6면
0 0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전략서 공개
"北 WMD 가장 심각한 위협" 기술
"日, 중요 이웃... 中, 원칙 입각 외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을 하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포-17형'을 발사하며 무력 도발을 하는 모습.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안보 기조로 "북한 도발에 맞선 강력한 응징"을 강조했다. 평화적 북핵 해결과 한반도 주인론을 지향한 문재인 정부와 대조적이다. 북한의 위협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되 글로벌 중추국가로서 원칙에 입각해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국가안보실은 7일 외교·통일·국방의 기본지침을 담은 국가안보전략서 '윤석열 정부의 국가안보전략 : 자유, 평화, 번영의 글로벌 중추국가'를 공개했다. 국가안보전략서는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발간하는 안보정책의 최상위 문서로, 대북정책과 외교전략이 주로 담겼다. 문 정부가 2018년 12월 공개한 뒤 5년 만이다.

북핵 위협 세세히 기술... 통일 접근법에서도 '원칙' 강조

국가안보전략서는 안보의 가장 심각한 위협으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고도화를 꼽았다. 이에 따라 안보의 첫 번째 목표를 ‘국가 주권과 영토의 수호, 국민 안전 증진’에 두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비롯한 각종 도발을 적극적으로 억제하고,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이를 강력히 응징하고 격퇴한다”고 적시했다.

이는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국가안보의 지향점으로 삼은 문 정부와 결이 다르다. 문 정부는 북핵 능력의 고도화나 WMD 등 북한의 위협에 대한 내용을 담지 않았다. 반면 윤 정부는 남북관계 정상화를 위한 최우선 과제를 '북한 핵 ·WMD 위협 대응능력의 획기적 보강'이라고 기술했다. 압도적인 '한국형 3축체계' 능력 확보가 급선무라는 것이다.

전략서는 통일과 관련 ‘원칙 있는 대북 접근’을 강조하며 “북한이 미래를 위한 올바른 선택을 내리도록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했다. 문 정부가 안보전략의 목표를 ‘한반도 평화 번영의 주도적 추진’으로 설정한 것과 달라진 부분이다. 문 정부에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의 주요 단계로 설정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도 이번에는 모두 빠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정부는 한반도에 대단히 많은 관심과 시간을 투여했다고 본다면, 현 정부는 한반도 문제를 접근하더라도 글로벌 무대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는 세계의 주류 시각들과 안보적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우군의 가치와 이익 공감대를 마련해놓고서 한반도 문제를 접근하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수준의 한미일 협력 제고... 중국보다 일본 앞세웠다

외교 구상은 미국과의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을 가장 우선순위에 놓고, 이어 ‘새로운 수준의 한미일 협력 제고’를 강조했다. 다만 동아시아 외교전략은 문 정부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중국을 가장 먼저 기술했던 문 정부와 달리 “한국과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며, 안보· 경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는 가깝고 중요한 이웃”이라고 일본을 앞세웠다. 전략서는 이어 “그간 과거사 현안 등으로 관계가 경색되었으나 엄중한 안보환경 아래에서 한일 양국이 역내 안보 공조를 비롯해 공동 이익과 가치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공동 대응해 나갈 필요성이 증대됐다”고 강조했다.

분량을 비교해 봐도 일본에 대한 기술은 3개 쪽에 걸친 반면, 중국 부분은 한 페이지에 불과하다. 전략서는 중국에 대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체감형 실질 협력을 확대한다”며 “국익과 원칙에 입각한 당당한 외교 기조로 임한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동맹, 우방국 순서대로 기술하는 것이 관례"라며 "정해진 법칙은 없지만 법치·자유 가치 지향점에 있어서 조금 더 가까운 나라를 (앞에 기술해) 배치하는 것이 기준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러시아에 대해선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응해 대러 외교정책도 전면 재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됐다”며 “전쟁 종식과 평화 회복을 위한 국제공조에 동참하면서 러시아와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한다”고 적었다.

김현빈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