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직 9급 39대 1에서 5년 만에 '반토막'
서울 아닌 세종 근무에 박봉·격무 등 부담
지방9급 경쟁률 10 대 1… 5년 연속 유지
주택비 생활비 등 '워라밸' 측면에서 유리
공무원 사회의 중앙 쏠림 현상 완화 분석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 공무원 인기가 하락 중이지만 지방직 공무원은 여전히 경쟁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봉과 격무에 시달려도 태어나서 자란 지역에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게 장점이 많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출범 10년이 지나면서 공무원 사회에서 중앙 쏠림 현상이 완화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1만4,038명을 선발하는 지방공무원 9급 공개채용 시험에 15만487명이 지원해 평균 경쟁률 10.7 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 경쟁률(9.1 대 1)과 비교해 소폭 상승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경쟁률이 높아진 것은 선발 인원이 지난해 2만1,945명에서 올해 1만4,038명으로 줄었기 때문”이라며 “이런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국가직과 달리 지방직 공무원의 인기는 꾸준한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가직과 지방직의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대비된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방공무원 9급 공채 경쟁률은 2019년과 2020년 10.4 대 1에서 2021년 10.3 대 1, 2022년 9.1 대 1로 소폭 하락했다가 올해 반등했다. 국가직에 비해 낮은 경쟁률이지만 5년 내내 비슷한 경쟁률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반면 국가공무원 9급 공채 경쟁률은 5년 전과 비교해 반 토막 났다. 2019년 39.2 대 1을 기록했던 경쟁률은 2020년 37.2 대 1로 떨어진 뒤, 35 대 1(2021년), 29.2 대 1(2022년)로 매년 하락하더니 올해는 22.8 대 1까지 내려갔다. 인사혁신처 관계자는 “지방직과 국가직 9급을 동시에 합격한 수험생 중 적지 않는 이들이 국가직을 포기하고 지방으로 간다”며 “국가 공무원 인기가 떨어지고 있지만 지방 공무원은 여전히 매력적인 직장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직 공무원이 상대적으로 인기 있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지역에는 인구 소멸과 산업 공동화 등의 영향으로 공무원보다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지만 근무 여건과 미래 전망을 고려하면 지방직이 오히려 낫다는 주장도 있다. 제주도에 근무하는 한 지방직 공무원은 “국가직으로 입직하면 일도 어렵고 승진에서도 한계가 있다”며 “비교적 저렴한 주택비용으로 고향 친구, 가족과 가까이 지내면서 일하는 게 지방직 공무원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전했다. 연봉보다는 워라밸(일과 생활 균형)을 중시하는 MZ세대 특성이 지방직 인기 배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수당이 많은 것도 지방 공무원의 인기 배경으로 꼽힌다.
세종시의 한 공무원은 "예전에는 서울이나 경기도(과천)에 살기 위해 국가직에 지원했는데, 지금은 근무지가 대부분 세종이라서 이는 국가직 인기를 떨어뜨리는 이유"라고 말했다. 서울이 아닌 세종에서 일할 바에는 차라리 고향에서 근무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지방직 공무원의 선호도가 높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공직 사회의 쏠림 현상이 완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관계자는 "국가직 공무원 선호도가 여전히 높지만 중앙 부처가 세종으로 이전한 뒤에는 지방직과의 선호도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며 "국토 균형발전 측면에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가직은 전국에서 지원할 수 있고, 대부분의 지방직 공무원은 해당 지역(광역기준) 거주 연한 기준을 충족시켜야 지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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