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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 쿡방이 대세 콘텐츠가 된 사연

입력
2023.06.05 00:0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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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음식과 관련한 콘텐츠가 대세다. 텔레비전을 켜면 한 채널 걸러 하나씩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쳐 주는 프로그램, 음식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는 프로그램, 맛있는 식당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식당을 차려서 음식을 파는 프로그램, 음식으로 경연을 펼치는 프로그램, 잘 안 되는 식당을 잘되게 하는 프로그램, 외국에 나가 먹는 프로그램, 산이나 바다에서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 나 혼자 사는 사람이 음식을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 친구들끼리 모여서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 혼자 엄청 먹어대는 프로그램 등 음식과 관련한 콘텐츠들이 넘쳐나고 있다.

방송은 사람들에게 다양한 문화와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음식 문화도 방송의 초기부터 중요한 콘텐츠가 되어왔다. 텔레비전 방송 초기부터 요리법이나 식재료, 식문화 등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텔레비전 방송 초기에는 녹화 기술이 없어 생방송으로만 진행되었고, 스튜디오 조명이 매우 뜨거웠기 때문에 조리시간이 짧고 간단한 샐러드를 많이 소개하게 되어 서구 음식문화에서 샐러드의 중요성이 커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렇듯 방송이 음식 문화의 변화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음식을 소재로 한 방송은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다. 우리나라 방송도 초기에는 주로 음식을 소개하거나 조리방법과 관련한 프로그램들이 주를 이루었으나 사회의 변화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가 등장하였다.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되면서 전국 각지의 산물이나 고향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들이 매일 저녁 6시에 방송되었으며, 방송장비가 개인화되면서 VJ들이 특공대처럼 다니면서 유명 음식점을 소개하기도 하였다. 주 5일제가 정착하던 시기에 '1박2일'이나 '무한도전'과 같은 프로그램이 등장하여 팔도 음식 여행을 시작하였고, 소득 수준이 올라가자 미식회나 음식 천황을 찾는 프로그램들이 등장하였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영어사전에도 등재되었다는 '먹방'이 등장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현대인의 사회적 고독감의 표출이라는 해석과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의 대리만족이라는 설명 등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그 인기는 꽤 오래갈 듯하다.

그렇다면 왜 음식 콘텐츠가 넘쳐나는가? 먼저 음식과 관련한 콘텐츠의 수요가 항상 충분하기 때문이다. 미디어 이용자인 인간은 매일매일 배고프다. 우리는 하루 세끼 밥을 먹어야 하고 심지어 야식도 먹어야 한다. 생존의 기본 조건으로 음식을 보면 먹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우리 뇌에 프로그램되어 있다. 상하거나 혐오스러운 음식을 피하는 것도 인간의 생존을 위한 장치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의 먹는 행위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음식과 관련한 콘텐츠는 살아남을 것이다. 생산자 측면에서도 음식프로그램은 상당이 매력적이다. 우선 제작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영화나 드라마는 비교할 것도 없고 다른 예능프로그램과 비교해도 음식과 관련한 프로그램의 제작비는 낮은 편이다. 심지어 일일드라마의 절반은 온 식구가 모여서 밥 먹는 장면이라고 할 정도로 적은 비용으로 내용을 채울 수 있는 것이 음식과 관련한 내용이라고 하겠다. 뿐만 아니라 재방송에 대한 호응도 상당히 높다. 맛있는 음식은 언제 봐도 군침이 돌기 때문은 아닐까? 마지막으로,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음식과 관련한 콘텐츠들이 시대에 맞게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행, 예능, 경연 등의 다양한 형식들과 결합하면서 긍정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음식과 관련한 콘텐츠가 지나치게 많다거나,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한다거나, 제작진을 사칭해서 음식점으로부터 부당한 대가를 요구한다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럼에도 미디어는 음식을 놓지 않을 듯하다.


김옥태 한국방송통신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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