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나이프 기술 도용
유사 장비 수출하려다 적발
노시교 인천세관 조사국장이 31일 서울 강남구 서울세관에서 국가첨단기술을 도용한 에어나이프 수출 적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 뉴시스
포스코가 특허 등록한 국가첨단기술을 도용해 제작한 장비를 수출하려던 전 포스코 협력업체 직원 등 5명이 관세청에 덜미를 잡혔다. 향후 5년간 입을 수 있는 약 6,600억 원의 손실을 사전에 차단한 것이다.
3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들은 국가첨단기술인 '도금량 제어장비' 기술을 도용해 제작한 에어나이프 7대(58억 원 규모)를 수출하려던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특허법 위반 혐의로 지난달 검찰에 송치됐다.
주범 A씨는 포스코 협력업체에서 해외 마케팅 담당자로 근무하다 퇴사해 수출업체를 따로 설립했다. 그는 협력업체에서 에어나이프 도면 제작자로 같이 일하던 B씨를 영입, 포스코의 특허기술을 도용해 만든 에어나이프 4대를 2020~2021년 사이에 수출했다. 에어나이프는 녹인 알루미늄·아연을 묻힌 강판에 가스를 분사해 도금량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장비로, 도금강판의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설비다.
B씨가 퇴사해 에어나이프를 제작할 수 없게 되자, A씨는 포스코의 에어나이프 특허개발자인 C씨를 부사장으로 채용했다. 이후 구조만 일부 바꾼 에어나이프 3대를 수출하려다 인천세관 기술유출범죄수사팀에게 적발됐다.
국정원으로부터 국가첨단기술을 도용한 에어나이프가 수출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한 인천세관 수사팀은 지난해 11월 수출을 위해 세관에 신고한 에어나이프 3대(시가 23억 원)를 선적 전에 검사해 특허권 침해 사실을 확인하고 압수했다. 수출하려던 에어나이프가 세관 검사 대상에 오르자, A씨는 회사 내 자료 저장장치를 폐기하고 제작 도면 파일을 삭제하는 등 증거인멸도 시도했다.
이번에 압수된 에어나이프 3대가 수출됐다면 포스코는 최대 6,600억 원의 영업손실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에어나이프 대당 기대이익은 연간 440억 원, 평균 운영기간(5년) 동안엔 2,200억 원에 달한다.
윤태식 관세청장은 “우리나라가 선도하는 분야인 반도체, 이차전지, 조선 등에서 국가 핵심기술이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관계기관과 공조를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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