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근무합니다. 기관은 제가 어떤 사유로 사회복무를 하는지도 모르면서 어르신 들어 옮기기, 무거운 쓰레기 옮기기 등을 당연히 공익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시킵니다. 곤란하고 힘든 업무를 시켜 거부하면 '일 못하는 새끼'라며 쓰레기 취급을 합니다. 열심히 하려고 해도, 말끝마다 '공익아' '저런 건 공익 시키세요'라며 도구 취급을 합니다."(사회복무요원 A씨)
사회복무요원 10명 중 6명이 복무 중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경험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반 직장인보다 3배가량 피해 경험 비율이 높았는데, 이들은 직장인도 군인도 아닌 탓에 피해를 입고도 대응하지 못했다. 사회복무요원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회복무요원, 직장인보다 괴롭힘에 취약"
31일 법외노조인 사회복무요원 노동조합에 따르면, 노조가 이달 직장갑질119,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등과 함께 사회복무요원 및 사회복무 소집해제자 3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4%가 복무 중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경험한 괴롭힘은 △부당 업무지시 48.9% △폭행·폭언 44% △모욕·성폭력·명예훼손 33.7% △따돌림·차별 31.1% △부당대우 30.6% 등이었다.
노조는 사회복무요원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 적용 대상이 아니어서 일반 직장인보다 괴롭힘에 더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직장갑질119가 지난 3월 실시한 일반 직장인 설문조사에서 직장 내 괴롭힘 경험 비율은 30.1%였으나, 사회복무요원은 이보다 2배가량 많았다"면서 "폭행·폭언 피해 비율은 직장인 평균(14.4%)의 3.1배에 달하는 수치"라고 강조했다. 사회복무요원을 괴롭히는 이들은 복무기관 직원(60.9%), 복무기관장(38.2%), 민원인(24%) 등이었다.
피해자 중 악랄한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고민한 비율은 28%나 됐는데, 대다수(70.2%)의 피해자들은 참거나 모르는 척하는 경우가 많았다. 대응해도 상황이 변하지 않을 것 같다(39.9%)거나 향후 복무기간 동안 불이익을 당할 것 같다(35.4%)는 이유에서였다. 실제 괴롭힘에 대응한 이후 추가로 괴롭힘 당한 경우도 41.5%나 됐다.
노조는 "사회복무요원은 훨씬 더 위계적인 조직문화 속에서 복무하고, 복무기관 이용자나 민원인의 괴롭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면서 "'복무 중 괴롭힘 금지법' 적용이 필요하다는 데에 응답자의 96%가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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