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어린이 청소년
문학
△인생 연구
정지돈 지음. 소설 속 인물들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지만 어딘가 뒤틀려 있다. 꼬여 있고 결여된 이들이 빚어내는 소동이 주는 재미가 묘하다. 작가는 챗GPT를 활용해 '끝없이 두 갈래로 갈라지는 복도가 있는 회사'를 썼다. 신체절단애호증을 지닌 인물과 그의 동거한 이의 얘기를 다룬 '우리의 스크린은 서로를 바라본다'와 치과의사 아빠와 아들 사이의 갈등을 다룬 ‘괜찮아, 목요일에 다시 들를게' 등 단편 8편이 담겼다. 창비·272쪽·1만5,000원
△완벽한 케이크의 맛
김혜진 지음. 박혜진 그림. 엄마와 동성애자 딸('딸에 대하여') 그리고 통신회사 노동자와 회사('9번의 일')를 주인공으로 꾸준히 소통에 주목한 작가의 신작. 피해자와 가해자의 입장을 서술한 '강사의 자질'과 미지근한 관계를 이어가는 연인의 이야기를 다룬 '함께 산을 오를 때' 등 열네 편의 짧은 글이 실렸다. 균열이 생긴 마음속 그 사이에서 빛나는 소통의 가능성을 포착한다. 마음산책·188쪽·1만5,000원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김상혁 지음. 사람의 내면이 가진 다양한 무늬를 있는 그대로 그려내는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우리 둘에게 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말은 우리가 이미 고통에 익숙해졌다는 뜻과도 같다. 그런데도 서로의 안녕을 바라며 염려한다는 점에서 있는 그대로의 사람을 긍정하는 말이기도 하다. 슬플 것도 기쁠 것도 없는 미래에서 함께 살아갈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잊고 있던 사랑과 평온함을 발견한다. 문학동네·116쪽·1만2,000원
△젊은 근희의 행진
이서수 지음. 이효석문학상 등을 수상한 저자의 첫 소설집. 작품들은 공통으로 주거와 노동 등 우리의 삶 속 기본적인 요소들의 불안정성을 다룬다. 또한 여성의 몸과 주체성까지 폭넓게 다루면서 어둠 속에서도 각자의 속도로 행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냉담한 시대의 벽 앞에서도 무너지지 않고 타인의 손을 잡고 나아가는 모습이다. 그를 통해 우리가 향해야 하는 길을 비춘다. 은행나무·344쪽·1만5,000원
△엘레나는 알고 있다
클라우디아 피녜이로 지음. 엄지영 옮김. 리타가 숨진 채 발견된다. 리타의 어머니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어 잘 걸을 수도 없는 처지다. 그런 어머니가 딸의 죽음에 숨겨진 진실을 쫓는 여정을 다룬 이야기다. 추리 소설이란 장르적 특성에 노화, 자기 결정권 등의 이 시대 주요 이슈가 깊숙이 박혀 있다. 사회적 약자에 대한 통찰도 날카롭다. 2022 부커상 인터내셔널 파이널리스트에 올랐다. 비채·272쪽·1만6,500원
어린이·청소년
△전쟁 속에도 우리는
잔나 로다리 글. 귀도 스카라보톨로 그림. 이현아 옮김. 단정히 씻고 배우고 익히며 골고루 먹고 밤에는 푹 자는 일은 유엔 아동권리협약에 명시된 아동의 4대 권리다. 반대로 꼭 하지 말아야 할 일도 있다. 남을 해치는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하지만 인지하지 못하는 인간의 권리를 간결하게 담았다. 전쟁을 직접 겪었던 작가의 글은 진정성 있게 다가오고 그림은 따뜻하다. 올리·40쪽·1만4,000원
△우리는 다르니까 함께해야 해
마그달레나 게레로·마리아 호세 포블레테 글. 알프레도 카세레스 그림. 김정하 옮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고 타인을 포용하는 법을 소개한다. 문화, 종교, 성, 가족, 장애를 중심으로 다름을 존중하는 주제들을 다룬다. 기후 위기, 문화 다양성, 디지털 시민 등 시의성 있는 사회 이슈를 다루면서 어린이가 직접 행동하고 변화를 일으키는 주체로 거듭나길 독려한다. 다봄·72쪽·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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