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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하루 시총 증가분이 '인텔 전체 시총' 넘었다

입력
2023.05.29 04:3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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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기업가치 244조 증가... 역대 3위
중국 쪽 수출길 막히면 매출 제한 가능성도

미국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본사 앞의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 엔비디아 본사 앞의 엔비디아 로고. 로이터 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주가는 379.8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5~7월 매출이 월가의 예상치를 1.5배 웃돌 것으로 예측된다는 회사 측 발표에 힘입어 전날 종가 대비 24.37%나 올랐다.

엔비디아 하루 시총 증가>퀄컴 전체 시총

이 덕에 이날 하루에만 시가총액이 1,840억 달러(약 244조 원) 불어났다. 역대 미국 기업 하루 시총 증가분 순위 가운데 아마존(지난해 2월), 애플(지난해 11월)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엔비디아의 하루 시총 증가분은 굴지의 반도체 회사인 퀄컴(1,160억 달러), 인텔(1,140억 달러)의 전체 시총을 뛰어넘는 수치다.

이로써 엔비디아는 시총 약 9,630억 달러(약 1,270조 원)로 '1조 달러 클럽' 가입에 성큼 다가섰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보다 먼저 시총 1조 달러에 이른 회사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알파벳(구글 모기업) 단 네 곳뿐이다. 기업명의 첫 글자를 따 'MAGA'라고 불리는 초일류 기업들이다.

시장에선 엔비디아의 최근 상황을 감안할 때 시총 1조 달러 진입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엔비디아의 가치를 이렇게 한마디로 표현했다. "누구나 아는 이름은 아니지만, 없어선 안 될 존재." 이미 시총 1조 달러가 넘는 MAGA의 경우 소비자들이 직접 사용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다면, 엔비디아는 바로 그 MAGA의 서비스가 구현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품(반도체)을 만드는 회사다.

시각물_엔비디아

시각물_엔비디아


AI 시대, CPU보다 중요한 건 GPU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몸값이 더 치솟을 것이라 보는 이유는 엔비디아가 꽉 잡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AI용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은 그래픽처리장치(GPU). 원래 GPU는 컴퓨터 게임 등의 그래픽 처리를 위해 만들어진 반도체였다. 여러 명령을 순서대로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GPU는 동시에 처리하는데, 이런 특성이 챗GPT 같은 생성 AI를 위한 대규모 언어모델을 제작하는 데 적합한 것이 확인되면서 AI 개발에 핵심 부품으로 쓰이기 시작했다. 과거엔 컴퓨터나 서버에서 중앙처리장치(CPU)가 가장 중요한 부품이었지만, AI 시대에선 GPU가 그 자리를 꿰찬 것이다. 자연히 CPU를 만드는 인텔보다 GPU 회사 엔비디아의 가치가 더 주목받게 됐다.

테크업계에 따르면 구글 슈퍼컴퓨터 A3엔 인텔 CPU 1개가 쓰인 반면 엔비디아 GPU는 8개가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UBS는 챗GPT개발에 엔비디아 GPU가 1만 개가량 쓰였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GPU는 수량이 많이 필요할 뿐 아니라 가격도 비싸다. 인텔 최신형 CPU(Xeon)의 미국 가격은 1만7,000달러인데, 엔비디아의 AI용 GPU는 거래 가격이 4만 달러 정도로 형성돼 있다고 한다.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 기간 실리콘밸리의 일식집에서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회장과 사진을 찍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이재용(오른쪽)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 기간 실리콘밸리의 일식집에서 젠슨 황(왼쪽) 엔비디아 회장과 사진을 찍고 있다. 페이스북 캡처


"엔비디아 의존 줄여라" 거세지는 추격

엔비디아의 앞날이 마냥 밝기만 한 건 아니다. AMD나 인텔 등 기존 반도체 시장 경쟁자들뿐 아니라, 애플 MS 아마존 구글 메타 등 빅테크들도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자체 AI 칩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어서다.

더 큰 뇌관은 격화하는 미중 반도체 갈등이다. 중국은 엔비디아의 주력 시장인 만큼 미국 정부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강화로 중국 수출길이 완전히 막힐 경우 엔비디아 매출에 직격타가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부품 공급뿐 아니라 최종 소비 시장으로서도 대체 불가능하다"며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칩을 살 수 없으면 스스로 만들 것"이라고 정부의 신중한 접근을 공개적으로 촉구했다.

다만 엔비디아가 중국에 수출을 못 하는 극단적 상황까진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난해 미 행정부가 고성능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금지하자, 엔비디아는 이를 우회하기 위해 성능을 낮춘 '중국시장용 GPU'를 따로 만든 전례도 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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