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평등부 발표... "너무 어린 나이" 반론도
덴마크 정부가 부모 동의 없이 임신중지(낙태)를 할 수 있는 연령을 기존 18세에서 15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성관계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고 보는 연령이 현재 15세인데, 임신중지 가능 연령대가 그보다 늦는 건 불합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에는 지나치게 어린 나이"라는 반론도 적지 않다.
25일(현지시간) 덴마크 언론 TV2 등에 따르면, 마리 비예르 덴마크 디지털화·양성평등부 장관은 덴마크 임신중지 합법화 50주년을 맞아 "15세 이상의 청소년은 부모 동의 없이도 임신중지를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법 개정 의사를 밝혔다. 비예르 장관은 "성행위를 할 수 있는 법적 연령, 의료 행위에 동의할 수 있는 법적 연령도 15세이므로, 여기에 맞추는 게 매우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임신중지는 죄책감, 수치심 등 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므로 부모에게 동의를 요청하는 것 자체가 굴욕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럽에선 슬로베니아 등이 15세부터, 네덜란드 등은 16세부터 각각 부모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임신중지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덴마크 정부의 이번 발표는 미국에서 임신중지 금지법이 잇따라 도입되는 등 여성의 선택권을 규제하는 움직임이 커지는 상황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1973년 서유럽 최초로 임신중지를 합법화한 덴마크의 결정이 다른 국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덴마크 내 반대 의견도 상당해 실제 법 개정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메테 아빌드가르 보수국민당 대변인은 "임신중지 결정을 미성년자들이 하도록 하면 사회의 가장 중요한 공동체인 가족에 대한 존중이 결여될 것"이라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서 밝혔다. 술·담배를 살 수도, 투표에 참여할 수도 없는 15세 청소년이 임신중지 결정을 스스로 내리는 게 합리적이냐는 의문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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