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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이 중국의 첫 희생양 된 이유...6년 전 '그 일'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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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이 중국의 첫 희생양 된 이유...6년 전 '그 일' 때문이다?

입력
2023.05.24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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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2017년 '기술 도용'으로 중국 푸젠진화 소송
관영 매체 "중국 반도체 산업 가장 큰 피해 가져온 기업"
"마이크론 없이도 OK"...반도체 자립 자신감도 드러내

중국 정부가 최근 "보안 문제"를 이유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 가운데, 관영 환구시보가 23일 "마이크론은 미국이 중국 과학기술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해왔다"고 비판에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정부가 최근 "보안 문제"를 이유로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를 단행한 가운데, 관영 환구시보가 23일 "마이크론은 미국이 중국 과학기술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해왔다"고 비판에 나섰다. 게티이미지뱅크

사상 처음으로 미국 반도체 기업을 제재한 중국이 첫 대상으로 마이크론을 찍은 건 왜일까. 중국 정부와 마이크론 사이의 오랜 악연으로 인한 보복 차원이었다는 관측이 23일 나왔다.

중국 매체 "마이크론, 중국 기술 탄압 불쏘시개"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2017년 중국 D램 기업인 푸젠진화(JHICC)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던 것이 중국의 심기를 두고두고 불편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 푸젠진화는 중국 반도체 기업 육성 프로젝트인 '중국 제조 2025'의 핵심 기업 중 한 곳이었다.

마이크론은 대만 반도체 기업이 마이크론 기술을 빼돌려 푸젠진화에 넘겼다고 주장하며 미국 법원에 소송을 냈다. 이듬해 미 법무부는 푸젠진화 관계자들을 기소했고, 푸젠진화는 후폭풍을 극복하지 못하고 폐업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23일 사설에서 "마이크론은 반도체 업계에서 과격한 경쟁 수단으로 이름을 날렸다"고 직격했다. 또 "마이크론은 미국이 중국의 과학기술을 탄압하는 과정에서 불쏘시개 역할을 해왔다"면서 "중국 반도체 기업에 가장 많은 피해를 가져온 미국 기업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21일 중국 기업들에 마이크론 제품 구매 금지령을 내리면서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를 발견했다"는 명분을 들었지만, 다른 이유가 있음을 스스로 시사한 것이다.

"중국 자력으로 시장 수요 채운다" 주장도

이유가 무엇이든, 이번 제재를 통해 중국은 '반도체 자립' 자신감을 드러냈다. 중국 중신증권은 2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마이크론 반도체 구매가 막힌 중국 기업들이 한국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또는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을 대안으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기업이 역량을 갖췄다고 자체 평가한다는 의미다.

중국의 첨단기술 분석가인 마지화는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내수용 메모리 반도체의 약 30%를 이미 중국 기업이 생산한다"며 "미국이나 한국 기업이 중국 시장 철수를 결정해도 중국 기업들은 시장 수요를 빠르게 채울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론 제제 발표 직후 중국 반도체 기업들의 주가는 중국 주식시장에서 3~8%씩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의 자신감일 뿐, 중국과 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 격차는 상당하다. 반도체 산업 전문가인 스라반 쿤도잘라는 SCMP에 "중국 기업들은 여전히 마이크론을 대체할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며 "중국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단기적인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이 미국 반도체 수입을 중단해도 한국 기업이 그 공백을 채우지 말 것을 미국이 한국에 요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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