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지역의 팔공산 도립공원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됐다. 팔공산은 2016년 강원 태백산에 이어 7년 만에 승격된 국립공원이 됐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은 23곳으로 늘어났다.
환경부는 23일 제138차 국립공원위원회를 열어 '팔공산 국립공원 지정(안)'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1980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팔공산의 국립공원 승격 논의가 본격화한 건 2021년 5월이다. 산이 위치한 대구시와 경북도가 환경부에 승격을 요청했고, 환경부가 같은 해 9월부터 1년간 국립공원 지정 타당성 조사를 진행했다. 해발고도 1,193m인 팔공산은 대구 동구, 경북 경산시·영천시·군위군·칠곡군에 걸쳐 있다.
조사 결과, 팔공산에는 붉은박쥐, 매, 수달 등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야생동물이 5,296종 서식하고, 많은 국가지정 문화재와 자연경관 자원을 보유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국가지정문화재 30점, 지방지정문화재 61점, 등록문화재 1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북한산국립공원 다음으로 많은 문화자원 숫자다.
다만 대구시가 팔공산에 케이블카 설치 계획을 밝히며 사업 진행에 따른 환경 파괴 우려가 있었다. 또 팔공산은 산 내 사유지 비율이 52.9%로 매우 높은데, 국립공원 승격에 따른 사유지 보상을 두고 주민 갈등도 이어졌다. 그러나 케이블카 사업은 지난 12일 홍준표 대구시장이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사유지 문제는 주민들이 정부 토지 매수에 큰 틀에서 합의하는 등 해결 절차를 밟고 있다.
환경부는 국립공원 지정이 팔공산의 환경 가치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간 지방자치단체가 관할 구역에 따라 분절적으로 관리했지만, 내년부터는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팔공산 국립공원 관리 사무소'가 출범해 관리를 전담한다. 등산객 탐방로를 정비하거나 보호 필요성이 있는 생물종을 지정·관리하고, 훼손지 전수조사·복구 작업 등도 이뤄진다. 조우 상지대 조경산림학과 교수는 "국립공원 승격은 자연유산 보전을 위해 의미 있는 일"이라며 "국제적으로 보호 지역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상황에도 걸맞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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