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안전관리원, 정기 안전점검
정자교 붕괴 사고 관련 대책 마련
19일 오전 경남 하동과 남해를 잇는 길이 890m, 최대 높이 148.6m의 노량대교. 거대한 해상 다리의 쇠줄(케이블) 위를 작업자 두 명이 안전고리에 의존한 채 성큼성큼 걸어 올라갔다. 바닷바람이 세차게 불었지만, 작업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천천히 케이블 부품들을 살피며 발걸음을 옮겼다.
이날 노량대교에서는 6개월에 한 번씩 이뤄지는 국토안전관리원의 정기 안전점검이 한창이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안전 전문가가 모인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이다. 지난달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교 붕괴' 등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시설물 사고 예방을 위한 점검에 더 공을 들이는 모습이었다.
점검은 한 차례에 그치지 않는다. 주탑을 오르는 승강기(리프트) 등 유지관리 시설물은 주 1회씩 맨눈으로, 교량 시설물 전반은 이날처럼 작업자가 6개월에 한 번씩 직접 올라가 점검한다. 2년에 한 번은 정밀 안전점검을 실시한다. 강영구 특수시설관리실장은 "사람이 볼 수 없는 곳은 자체 개발한 점검 로봇으로 철저하게 관리한다"고 부연했다.
국토안전관리원은 노량대교를 비롯해 길이 200m가 넘는 특수교량 31곳을 통합관리계측 시스템으로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통합관리계측 시스템은 재해·재난 발생 시 4단계(정상·관심·주의·경계) 비상 체계를 가동해 강풍, 차량 및 선박 충돌 등으로 이상이 감지되면 관리자에게 자동 통보하는 방식이다. 공적개발원조(ODA)로 인도네시아에도 전파됐다.
노후 시설의 선제적 관리 역시 국토안전관리원의 역할이다. 권철환 경영관리실장은 "30년 이상 된 시설을 다시 지으려면 엄청난 돈이 들기 때문에 개·보수 우선순위를 정하기 위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국토안전관리원은 교량, 터널, 댐 등 전국 148개 사회기반시설과 연간 1만5,600개 건설현장의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자교 붕괴' 관련 대책도 조만간 국토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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