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십 3라운드 출발을 앞두고 장내 아나운서가 브룩스 켑카(미국)의 이름을 호명하자 환호와 박수 대신 ‘우~’ 하는 야유가 쏟아졌다. PGA 투어를 떠나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한 LIV 골프 리그로 옮긴 ‘배신자’에 대한 미국 골프 팬들의 항의 표시였다.
하지만 팬들의 야유에도 ‘메이저 사냥꾼’ 켑카는 커리어 3번째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켑카는 2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 컨트리클럽에서 막 내린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챔피언십에서 최종합계 9언더파 271타로 공동 2위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스코티 셰플러(미국·이상 7언더파 273타)를 2타 차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우승 상금은 315만 달러(약 41억8,000만원)다.
이번 우승으로 켑카는 PGA 투어 통산 9번째 우승을 수확했다. 지난해 6월 LIV 골프로 이적한 켑카가 PGA 투어 대회에서 우승한 건 2021년 2월 피닉스오픈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특히 켑카는 메이저 대회에서만 5승째를 올렸고, 그 중 3승을 PGA 챔피언십(2018·2019·2023년)에서 거둬 강한 면모를 재확인했다. 나머지 2승은 2017년과 2018년 US오픈에서 기록했다. '메이저 5승'은 켑카를 포함해 역대 20명만 지닌 대기록이다.
또 켑카의 이번 우승은 지난해 출범한 LIV 골프 소속 선수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이다.
출범 이후 PGA 투어와 대립각을 드러낸 LIV 골프는 앞선 세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는 우승에 실패했고, 켑카가 '메이저 사냥꾼' 면모를 되살리며 최초의 주인공이 됐다. 켑카의 우승으로 PGA 챔피언십의 워너메이커 트로피를 LIV 소속 선수가 들어 올리는 상징적인 장면도 남게 됐다.
켑카는 우승 후 "굉장하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모든 일에 그저 매우 행복하다. 할 말을 잃을 정도"라며 "가장 멋진 일"이라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역대 20번째로 메이저 대회 5승 이상을 거둔 선수로도 이름을 올린 그는 "5차례 우승한 선수들을 다 알지 못하지만, 그 안에 들어가는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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