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인 박남주 전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 위원장이 19일 일본 히로시마 한 호텔에서 열린 히로시마 동포 원폭 피해자와의 간담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마치고 퇴장하는 윤석열 대통령의 손을 잡고 있다. 히로시마=연합뉴스
“여기까지 살아왔구나.”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히로시마 원폭 피해 동포를 만나 위로와 미안한 마음을 전한 윤석열 대통령을 바라본 박남주(91) 전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원장의 소감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 19일 일본 히로시마의 한 호텔에서 열린 원폭 피해 동포들과의 간담회에서 피해 동포들을 향해 '뒤늦은 방문'을 사죄한 윤 대통령의 손을 꼬옥 잡았다. 윤 대통령이 그런 박 위원장에게 몇 마디 말을 전달하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됐고, 박 전 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손을 자신의 얼굴에 대고 아이 같은 미소를 지었다. 대통령실은 이 장면을 20일 유튜브에 올리며, 윤 대통령이 당시 “아무쪼록 건강하셔야 합니다. 고국에 한 번 오십시오. 저희가 모시겠습니다”라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이 간담회에서 박 전 위원장의 의자를 직접 뒤로 끌어주며 착석을 돕는 장면도 있었다.
박 전 위원장은 히로시마에서 한국인 피폭 증언자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원폭피해대책특별위원회의 2대 위원장이었다. 대통령실과 참석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은 19일 윤 대통령과의 만남을 이렇게 기억했다. “대통령이 의자를 움직여 주시던 것은 너무나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재일동포로서 원폭피해자로서 이런 날을 맞이한 것에, 사실은 몇 번이고 눈물이 맺혔다.”
윤 대통령은 간담회에 참석한 원폭 피해 동포 등 20여 명 앞에서 "제가 정부와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으로 와서 우리 동포가 이런 슬픔과 고통을 겪는 그 현장에 고국이 함께하지 못했다는 것에 대해서 정말 깊은 사과를 드리고,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심한 위로를,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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