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노조 간부 가만히 지켜봐"
건설노조 "악의적 2차 가해, 법적 대응"
경찰 "극단 선택 방조 혐의 입건 없어"
노동절(1일) 강원 춘천지법 강릉지원에서 분신해 이튿날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 분신 시도를 주위에 있던 노조 간부가 막지 않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 건설노조가 '악의적 2차 가해'라고 반박하며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경찰은 18일까지 방조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는 없다고 밝혔다.
조선일보 "노조 간부, 가만히 지켜봐"
조선일보는 16일과 17일 온라인과 지면을 통해 '건설노조원 분신 순간, 함께 있던 간부는 막지도 불 끄지도 않았다' 제하의 기사에서 '지난 1일 고 양회동(49)씨가 시너를 뿌리는 2m가량 앞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A씨가 가만히 선 채로 양씨를 지켜봤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독자를 통해 입수했다는 강릉법조단지 캡처 영상을 통해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당시 목격자 진술을 인용해 "A씨는 양씨의 분신 준비 과정을 눈앞에서 지켜보면서도 단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았고, 어떠한 제지의 몸짓도 보이지 않았다"고 적었다.
건설노조 "사건왜곡 명백한 2차 가해, 법적 대응"
건설노조와 전국언론노조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고의적 사건 왜곡 보도를 통한 2차 가해"라고 반발했다. 건설노조는 전날 서울프레스센터 기자회견에서 "취재와 보도라는 이름하에 벌인 행태는 언론 역할과 윤리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었다"며 "명예훼손 고소 및 기사 삭제, 정정보도 청구 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건설노조 100인 변호인단의 신선아 변호사는 "(조선일보) 기사에서 제시된 근거는 폐쇄회로(CC)TV 화면으로 확인되는 A씨의 움직임, 설명 내용, 그리고 당시 상황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 몇 가지가 제시돼 있을 뿐, 고인과 A씨가 나눈 말들에 대한 내용은 모두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A씨는 고인이 이미 시너를 몸에 뿌리고 '가까이 오지 마라'고 경고했기 때문에 다가서지 못했지만, 고인을 만류하는 말들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며 "경찰 조사에서도 '양씨가 이미 온몸에 시너를 뿌린 상태여서 말리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진술했지만, 마치 A씨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처럼 사실에 반하는 내용을 보도했다"고 강조했다.
건설노조 등은 특히 조선일보 기사에 등장한 영상이 춘천지검 강릉지청 종합민원실에서 외부를 촬영하는 폐쇄회로(CC)TV에 나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검찰이 CCTV 영상을 제공했을 수 있다는 취지다.
경찰 "방조 혐의 입건 없어"
경찰은 이날까지 방조 혐의로 입건한 피의자는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사건이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지만, 사건 당시 시너를 자신의 몸과 주위에 뿌린 양씨가 '가까이 오지 마라'라고 경고한 점, 급히 다가설 경우 라이터를 갖고 있는 양씨를 자극할 수도 있었던 점 등을 파악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YTN 기자들로부터 "A씨가 양씨를 말렸다"는 진술도 경찰은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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