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범은 1심서 징역 14년 선고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 김모씨. 뉴스1
'파타야 살인사건' 주범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17년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전지원)는 18일 살인과 사체유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모(39)씨에게 1심과 같이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김씨는 2015년 11월 공범 윤모(40)씨와 함께 태국 파타야에서 프로그래머 임모(당시 25세)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씨는 2015년 9월부터 임씨가 불법 도박사이트 통합관리시스템 개발을 느리게 한다는 이유로 상습 폭행했고, 임씨가 한국 지인들에게 구조를 요청한 사실을 알게 되자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적절한 구호조처 없이 사망한 임씨를 차량 뒷좌석에 방치하고 도주한 혐의도 받았다. 김씨는 임씨 사망 직후 베트남으로 도주했다가 2018년 3월 현지 경찰에 꼬리가 잡혀 뒤늦게 국내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김씨는 법정에서 살해 책임을 윤씨에게 떠넘겼다. "마약 복용으로 사리분별이 어려웠던 윤씨가 임씨를 살해했다"며 "나는 2015년 11월 초부터는 임씨를 폭행한 사실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1심 법원은 그러나 살해 주범으로 김씨를 지목하고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1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김씨는 고귀한 사람의 생명을 빼앗는 범행을 저질렀다"며 "피해자 사체를 유기한 채 현장에서 도피해 수년간 도망하고, 공범에게 범행을 미루고 (지인 등을 통해) 범행을 은폐하려 시도한 점에 비춰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계획적이거나 확실한 고의로 범행을 저지른 건 아니란 점을 참작했다.
항소심도 1심과 같은 형량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사망 원인을 뇌부종이 아니라고 봤고, 김씨가 방콕에서 파타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목검 등으로 임씨의 머리를 때렸다는 검찰 측 주장은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그러나 "김씨는 윤씨와 함께 길고 단단한 물체로 가슴과 복부 등을 수십 차례 때려 임씨를 사망하게 했다"며 "사인 등이 일부 달라졌지만 형량을 변경할 만한 조건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김씨는 이날 1심과 같은 형량이 나오자 불만스러운 듯 한숨을 크게 몰아쉬기도 했다.
김씨와 함께 임씨를 살해하고 사체를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씨는 올해 3월 1심에서 징역 14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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