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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생각" RE100 말고 원전 추가해 CF100 힘 싣겠다는 정부 향한 그린피스의 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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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한 생각" RE100 말고 원전 추가해 CF100 힘 싣겠다는 정부 향한 그린피스의 쓴소리

입력
2023.05.18 07: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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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대한상의 'CFE 포럼 발족'
CF100 국제표준 만들겠다지만 환경단체들 "비현실적"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CFE 포럼 출범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CFE 포럼 출범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정부가 삼성전자, SK, 현대자동차 등 주요 대기업들과 무탄소 전원을 100% 사용하는 이른바 'CF100'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등 국제표준화 작업에 착수한다. 민관이 힘을 모아 관련 제도를 만들고 국제표준화까지 삼겠다는 구상이지만 실효성을 두고는 각계 의견이 엇갈린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대한상공회의소와 1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CFE 포럼' 출범식을 열고 민관 논의에 착수했다. 이 포럼에는 삼성전자·LG에너지솔루션·SK하이닉스·포스코·GS에너지·두산에너빌리티 등 민간 기업과 발전 공기업 및 에너지 관련 협회 등이 참여한다.

이 포럼은 우리나라 전력 환경에서 RE100보다 실현 가능성이 높은 탈탄소 전력 제도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2014년 다국적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이 제안한 RE100 캠페인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캠페인으로 현재 400여 개 글로벌 기업이 가입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적은 우리나라에서 기업들이 RE100을 달성하는 데 큰 비용을 떠안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반면 CF100은 재생에너지에 원전과 수소 등 청정에너지까지 포함해 무탄소 전원을 100% 사용하자는 국제 캠페인이다. 유엔 에너지와 유엔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가 2017년 제안한 캠페인의 원래 이름은 24시간 일주일 내내 무탄소 전원을 쓰자는 뜻의 '24/7 CFE(Carbon Free Energy Action)', 국내에서는 RE100에 맞서 CF100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졌다. 구글 등 100여 개 기업이 CF100 캠페인에 서명했지만 RE100과 달리 아직 달성 방안을 구체적으로 마련한 기업이나 국가는 없다.



"RE100은 실질적 무역장벽...CF100 만든다고 안 없어져"

그래픽=김문중 기자

그래픽=김문중 기자


포럼 발제자로 나선 손양훈 인천대 교수(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는 "CF100이 우리에게 매우 유리한 제도이지만 국제적 인정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원전 보유국의 동참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국제적 이니셔티브를 형성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와 산업계는 CFE 포럼 출범을 계기로 7월부터 매월 1, 2회 이상 포럼을 열어 CF100 캠페인의 국내외 확산 방안을 논의한다. 우리 현실에 맞는 무탄소에너지 인증체계를 검토하고 미국이나 일본, 영국 등 CF100에 우호적인 국가들과 공조 방안도 찾는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내 무탄소에너지 인증제도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내년엔 시범사업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CF100의 실효성이 높지 않을 거란 전망이 벌써부터 나온다. 정부 스스로 "RE100이 민간 캠페인이지만 실질적인 무역장벽으로 작용"하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새 제도를 만들더라도 글로벌 기업들이 이를 인정할 이유가 있느냐는 말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24/7 CFE 캠페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국제화를 추진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RE100의 경우 재생에너지 설비를 직접 설치하는 자가발전 외에도 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녹색프리미엄 등 구매 실적을 재생에너지 사용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구글 등이 가입한 24/7 CFE 캠페인은 이런 구매 실적을 인정하지 않고 순수하게 무탄소 전력을 직접 사용한 것만을 인정하는 등 어떤 측면에서도 기준이 더 엄격하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RE100 가입 기업이 400개로 늘면서 그 기업들이 국내 협력사에 재생에너지로 부품을 공급해달라고 요구하며 국내 논의가 시작됐다"며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CF100으로 세계적 흐름을 돌리겠다는 건 비현실적이고 순진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이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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