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김대식, 김태용 감독 등 예술가와 함께 실험
"AI 생성도 창작?" 질문에 답하는 책 '생성 예술의 시대'
"인공지능(AI)을 통한 생성도 창작이 될 수 있을까?"
책 '생성 예술의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은 이렇다. AI 등장으로 예술가들은 창의력과 상상력의 근본적 의미에 대한 도전을 받고 있다. AI 그림은 새로운 형태의 창작임을 인정해야 하는 걸까? 예술가의 역할은 바뀌게 될까?
뇌과학자 김대식 카이스트 교수는 답을 찾기 위한 실험을 한다. 영화 '만추'의 김태용 감독을 비롯해 그래픽 디자이너, 현대예술가, 무용가 등과 함께 이미지 생성 AI(달리·DALL-E)로 각자의 창작 욕구를 맘껏 드러내는 실험이다.
김태용 감독은 좋아하는 시, 이성복의 '남해 금산'을 소재로 한 영화의 콘셉트아트를 제작한다. 그는 달리에게 시가 발표된 1986년에 어울릴 주인공들을 불러내 달라고 한 뒤 그중 한 명을 주인공으로 삼고, '한 여자 돌 속에 묻혀 있었네' 등 시의 구절을 이미지로 바꿨다. 김 감독은 "글자로 된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상상하는 것, 동료와 협업하는 것이 이 안에 다 있었다"고 놀라워한다. '생성' 속에서 창작의 실마리를 찾은 셈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결국 예술가다. 직관보다 논리로 교육받은 김대식 교수가 달리와 협업해 그려낼 수 있는 작품은 제한적이었다. 김 교수는 깨닫는다. "기계가 모든 그림을 그려줄 수 있다고 착각하기 쉽지만, '무엇'을 그릴지는 여전히 인간이 결정해야 한다."
중요한 건 AI가 가져올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한 수용과 적응이다. "달리는, 등장만으로도 지금까지 작가와 작품이 권력과 권위를 지녔던 예술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고 모든 사람을 예술가로 만드는 혁명을 시도하고 있다"는 현대예술가 이완 작가의 통찰은 그래서 의미심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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