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에르도안, 투표 당일 아이들 용돈
'뇌물' 지적 속... "문화적 행위일 뿐" 반박도
튀르키예 대선 투표일인 14일(현지시간) 올라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34초짜리 짧은 영상을 두고 논쟁이 붙었다.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의 기자인 아미카이 스테인이 트위터에 올린 영상을 보면, 에르도안 대통령 앞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갑에서 지폐를 꺼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한다. 지폐는 분홍색이다. 튀르키예 화폐인 200리라(약 1만3,000원)로 보인다.
다가서지 않는 아이에게 에르도안 대통령이 돈을 받아 가라고 손짓하는 장면도 담겼다. 아이가 머뭇거리자 에르도안 대통령은 다른 사람을 통해 돈을 쥐여준다. 영상 속에서 돈을 받은 아이는 최소 5명이다. 아이들은 지폐를 손에 든 채 환하게 웃었다.
영상만 보면 대선후보인 에르도안의 매표 행위다. 아이들에겐 투표권이 없지만 주변엔 보호자로 추정되는 어른들의 모습이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대선에서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공화인민당(CHP) 대표와 맞붙었고,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해 28일 결선투표에서 다시 대결한다.
영상 촬영 장소가 투표장인 것도 문제가 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배우자 에미네 에르도안과 함께 투표를 하러 갔다가 아이들에게 용돈을 나눠줬다. 액면만 보면 투표장에서 현금을 뿌린 것이다.
이에 "선거 범죄나 다름없다", "어른에게도 '가스비 무료화' 등 포퓰리즘 공약으로 돈을 뿌리더니 아이에게도 돈을 살포했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선거운동 중에 지갑에서 200리라를 꺼내는 장면은 지난달 튀르키예 언론 쇠주즈에도 포착됐다.
반론도 제기됐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행동은 유권자를 매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어른이 아이를 만났을 때 용돈을 주는 튀르키예 관습을 따른 것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튀르키예 언론인 중동의눈 지국장인 라집 소일루는 트위터에서 해당 영상에 대해 "이것은 문화적인 것"이라며 "에르도안 대통령은 그가 가는 곳마다 이렇게 한다"고 말했다. 댓글에도 "이슬람 국가의 문화를 서양인들은 이해하지 못할 것" 등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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