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반성 없어... 군내 수사 신뢰 되물을 수밖에"
이예람 중사 부친 "황당한 무법천지... 엄벌해달라"
전익수 "적절한 행동 아니었지만 기소될 줄 몰랐다"
고(故) 이예람 중사 사망 사건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익수 전 공군본부 법무실장에 대해 특별검사팀이 실형을 구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부장 정진아)는 1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전 실장 등 3명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사건 수사를 맡은 안미영 특검팀은 이날 "군 조직의 수직적·폐쇄적 특성을 보여주는 권력형 범죄"라며 전 전 실장에 징역 2년을 구형했다. 공무상비밀누설 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군무원 A씨에겐 징역 2년 6개월이 구형됐다.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이 중사는 2021년 3월 선임인 장모 중사에 성추행을 당한 뒤 군 검찰 수사 도중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 전 실장은 당시 자신에게 사건 보안 정보를 누설해준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군 검사에게 전화해 '영장이 잘못됐다'고 추궁하거나 수사 내용을 확인하려고 하는 등 위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이에 전 전 실장을 면담강요 혐의로 지난해 9월 기소했다.
전 전 실장 변호인은 이날 최후 변론에서 "피고인은 구속영장 청구서의 내용을 알고 사실 확인 차원에서 질문하고 억울함을 호소했을 뿐, 수사 무마나 수사 정보 인지 등의 의도는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발언 기회를 얻은 전 전 실장 역시 "군 검사에게 전화한 것은 돌이켜보면 적절한 행동이 아니었다"면서도 "압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고, 특검에 의해 기소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그러나 "피고인은 공소사실과 관련해 문제의식이 전혀 없고 조금의 반성도 하지 않는다"며 "앞으로도 군 검사에게 개인 휴대폰으로 전화해 증거를 내놓으라고 압박해도 진정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인지, 형사사건 수사의 공정성·독립성을 지키고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인지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이 중사의 아버지 이주완씨는 이날 재판이 끝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에 엄벌을 촉구했다. 이씨는 "재판이 진행된 6개월은 우리 군과 군 사법제도가 얼마나 황당한 무법천지였는지 알 수 있었던 참담한 시간이었다"며 "피고인들은 법리나 판례를 근거로 본인들의 행위가 잘못은 맞지만 죄는 아니라고 하는데, 바로 이런 태도가 예람이와 수많은 피해자들이 군에서 죽은 핵심 이유"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께서 이런 점을 잘 고려해 비극의 반복을 막아주시리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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