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비 감소폭, 4년 3개월 만에 최대
'비대면'은 대세, 판매원 감소세 지속
3년 넘게 전 세계를 휩쓴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약해지며 고용시장이 조정되는 모습이다. 대표적 사례가 음식 배달원이 포함된 단순노무 종사자다. 소비자가 배달비를 감내할 이유가 줄었다. 하지만 대유행이 끝나도 ‘비대면’은 여전한 대세다.
1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서 직업별 취업자 현황을 보면, 4월 기준 단순노무 종사자 수가 400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1만1,000명 줄었다. 이 직종의 전년 대비 규모 감소는 2021년 1월(-5만9,000명)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감소폭은 2019년 1월(-11만7,000명) 이후 4년 3개월 만에 최대였다.
가장 눈에 띄는 계기는 음식 배달시장 축소다. 단순노무 종사자에는 건설 단순종사원과 건물 청소원, 아파트 경비원, 가사 도우미, 주유원 등과 함께 음식 배달원이 포함되는데, 코로나 비상사태 이후 이 직업 고용이 급증한 데에는 방역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음식 배달시장 급성장의 여파가 무엇보다 컸다.
그런 만큼 사태 종료는 단순노무 고용시장에 악재일 수밖에 없다. 실제 음식서비스(음식 배달) 온라인 거래액은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9개월째 전년 대비 감소세가 지속됐고, 올 3월 감소폭(-13.0%)의 경우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7년 이후 가장 가팔랐다. 또 이는 곧바로 고용에 영향을 미쳐 작년 2월만 해도 20만 명 선을 웃돌던 단순노무 종사자 연간 증가폭이 9월 들며 10만 명 선 아래로 떨어지더니, 올 2월에는 아예 3,000명까지 쪼그라들며 임박한 역성장을 예고했다.
물론 음식 배달 수요 하락은 작년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에 따라 야외 활동이 늘며 자연스럽게 발생한 일이지만 어느 정도는 수요에 편승해 소비자 가격에 전가됐던 비용이 부메랑이 돼 가속화한 측면도 없지 않다. 올 2월 한국소비자원이 배달의민족 등 배달 플랫폼에 입점한 서울 시내 음식점 34곳의 1,061개 메뉴를 대상으로 가격을 조사했더니, 메뉴 2개 중 1개(529개)꼴로 배달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쌌고, 평균 가격차가 10.2%에 달했다.
하지만 엔데믹이 온라인 쇼핑 등 비대면 추세까지 역전시킬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다. 단순노무 종사자가 최근 크게 줄었다 해도 여전히 코로나 사태 초기인 2020년 4월(349만4,000명)과 비교해 여전히 훨씬 많은(50만6,000명) 데다, 주로 고객과 만나 영업하는 자동차 영업사원, 보험설계사, 신용카드 모집인, 의류ㆍ화장품ㆍ가전제품ㆍ가구ㆍ음식료품 판매원, 요금 정산원, 방문 판매원 등 판매 종사자 감소세가 2019년 9월부터 지난달까지 3년 8개월째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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