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 30명 사망... 아동 6명도 포함
인도주의 위기 확산... "민간인 공격 멈춰야"
이스라엘이 사흘 연속 가자지구에 폭탄을 퍼부으면서 팔레스타인의 인명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라믹 지하드(PIJ)에 보복한다는 명분이지만,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30명 가운데 대부분은 무고한 민간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제사회는 물론, 이스라엘 내부에서조차 이번 공격에 대한 비판이 쏟아져 나오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집트가 중재에 나선 이스라엘과 PIJ 간 휴전 협상엔 별다른 진전이 없다. 이스라엘군의 봉쇄 속에 놓인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주민 230만 명은 나날이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 중상자들마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주의 위기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팔, 어린이 6명 등 30명 사망… "사흘간 200여 곳 공격"
11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팔레스타인 보건부는 지난 9일부터 이어진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으로 PIJ 지도층 5명을 비롯해 팔레스타인인 3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희생자 대부분은 민간인이며, 이 중엔 어린이 6명과 여성 3명도 포함됐다. 건물 5채와 아파트 300채 이상이 파괴되면서 90명 이상이 다치기도 했다.
이스라엘이 사흘간 공격한 지점은 200곳을 웃돈다. '방패와 화살'이라는 이름이 붙은 이번 작전은 'PIJ 응징'을 목표로 진행됐다. PIJ 고위인사 카데르 아드난이 86일간 단식 끝에 지난 2일 이스라엘 감옥에서 숨진 게 불씨가 됐다. PIJ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보복성 로켓 공격에 나섰고, 이스라엘군이 9일부터 맞대응 공습을 가한 것이다.
피해는 팔레스타인 측에 집중됐다. PIJ는 로켓 620여 발을 쐈지만, 대부분 이스라엘 방공망 '아이언돔'에 의해 요격됐기 때문이다. 다만 이스라엘에서도 이날 첫 희생자가 나왔다. 남부 스데롯에 포탄 1발이 떨어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휴전 의지' 없는 이스라엘… "PIJ 사령관 2명 제거"
이집트가 중재에 나섰지만, 휴전 협상엔 먹구름만 가득하다. PIJ는 휴전 조건으로 △PIJ 인사 살해 중단 △카데르 아드난 시신 반환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가디언은 PIJ 측 협상 대표인 정치국 위원 무함마드 알한디가 "PIJ 인사 표적 살해 작전을 중지한다고 이스라엘이 약속하면 발포를 멈출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날도 PIJ 사령관 2명을 제거하는 등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누구든 우리를 해치려는 자는 목숨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은 PIJ 지도자를 암살할 권리가 있다고 말한다"는 특파원 말을 전하면서 "로켓과 지휘관이 바닥나 PIJ가 적대 행위를 중단하길 기다리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무고한 민간인 피해만… 이스라엘 내부서도 비판
가자지구는 인도적 위기에 처해 있다. 이스라엘 인권단체 '기샤'는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 사람과 물품의 이동도 봉쇄하는 바람에 다친 민간인의 의료 접근이 막혔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는 최소 292명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군의 무자비한 공격에 대해선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전날 사설에서 "다수의 민간인 사망은 이스라엘 군사 작전에 대한 도덕적·법적 질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민간인 사망은 PIJ 응징에 따르는 '부수적 피해'라는 이스라엘 정부 입장을 비판한 것이다. 매체는 그러면서 "우리는 (민간인을 공격하는) '전쟁범죄'와 무고한 사람들의 죽음이 이스라엘의 일상이 되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며 "이런 세계관을 가진 리더십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정당화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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