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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미국 대사 불러낸 중국 외교장관...사적 보복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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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미국 대사 불러낸 중국 외교장관...사적 보복이었나

입력
2023.05.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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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강 외교부장, 이른 아침 번스 대사와 회동
회동 보도문에선 번스 대사 발언 소개 안 해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3월 7일 중국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장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친강 중국 외교부장이 3월 7일 중국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장에 도착해 인사하고 있다. 베이징=AP 뉴시스

친강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니컬러스 번스 주중 미국대사의 최근 회동은 이른 아침 시간에 이뤄졌다. 고위 외교관들의 아침 회동은 이례적으로, 주미대사 시절 미국에서 홀대받은 친 부장이 일부러 번스 대사를 일찍 불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11일 홍콩 매체 명보에 따르면, 친 부장은 유럽 순방차 지난 8일 오전 8시 30분 전용기를 타고 베이징을 떠나기 전에 번스 대사를 만났다. 회동이 적어도 오전 8시 전에 이뤄졌다는 뜻이다. 중국 외교부 수장인 친 부장이 회동 날짜를 고른 것이 유력한 상황에서 의도적으로 번스 대사를 이른 아침부터 움직이게 한 셈이다.

회동 결과에 대한 중국 외교부의 발표 내용도 이례적이었다. 외교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친 부장이 번스 대사를 만나 미중관계 악화의 원인은 미국에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공개했지만, 번스 대사의 발언은 전혀 소개하지 않았다. 이는 외교 관례를 벗어난 일이다.

외교부장 취임 전 주미대사였던 친 부장은 지난해 말 외교부장으로 임명된 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에게 이임 인사를 하려 했지만, 블링컨 장관은 친 부장을 만나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친 부장은 2021년 주미대사 부임 뒤 약 1년 반 동안 신임장 제정을 하지 못했다. 당시 미국에서 받은 서운한 대접을 번스 대사에게 돌려 준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 대목이다.

친 부장이 유럽으로 출국하기 전에 번스 대사를 만나기 위해 불가피하게 아침 회동을 제안했을 가능성도 없진 않다.

친 부장은 외교부 대변인 시절부터 거침없는 언사로 미국을 비판해 중국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번 유럽 순방에서 만난 안나레나 배어복 독일 외무장관이 중국이 세계 패권을 쥘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자 친 부장은 "중국은 서방의 큰 스승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놓았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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